[取중眞담] 윤석열·한동훈의 선택적 침묵... 블랙리스트와 표현의 자유 탄압 반성이 먼저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곽우신 기자]
"국가적 경사"
"한강의 기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은 일제히 찬사를 쏟아냈다.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늦은 오후 SNS를 통해 "한강 작가님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라며 "대한민국 문학사상 위대한 업적이자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는 한림원의 선정 사유처럼, 작가님께서는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위대한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키셨다"라고 적었다. "한국문학의 가치를 높이신 작가님께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앞으로도 훌륭한 작품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강을 축하할 자격이 있나
하지만 윤 대통령에게 축하의 자격을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를 지상 가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세계언론자유지수는 추락했고, '윤석열차' 사건이나 가수 이랑의 '늑대가 나타났다' 곡 검열 논란에서 잘 드러나듯 표현의 자유는 광범위하게 억압받고 있다.
특히 한강 작가는 박근혜 정부에서 자행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대표적인 피해자이다. 한 작가는 어떤 정치적 활동도 한 적이 없지만 보수 정권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아픔을 다룬 <소년이 온다> 등에 '사상적 편향성'을 들먹이며 작품과 작가를 탄압했다. 한 작가의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던 2014년 사상적 편향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세종도서 지원 심사에서 탈락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는 한강 작가가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상을 수상했을 때도 축전을 보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그런 박근혜 정부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고 있다. 그는 블랙리스트에 연루됐던 박근혜 정부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주요 보직에 재기용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윤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블랙리스트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정작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책임자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용호성 전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으로 발탁했다. 그에 앞서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유인촌 장관을 재기용한 것도 윤 대통령이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국가배상 소송에서 정부가 패하자, 윤석열 정부는 이에 불복해 항소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되면 제주 4.3추념식에 반드시 참석하겠다던 약속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한강 작가가 제주 4.3 사건을 주제로 <작별하지 않는다>를 펴낸 게 2021년이다. 4.3추념식 참석 약속은 당선인 시절에만 한 번 지켜졌을 뿐, 취임 후에는 2년 연속으로 추념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위대한 문학작품으로 승화"했다는 평가를 한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지금 보수에 필요한 염치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같은 날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라며 "저는 한강 작가님을 그분의 책이 아니라 오래 전 EBS 오디오북의 진행자로서 처음 접했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조용하면서도 꾹꾹 눌러 말하는 목소리가 참 좋아서 아직도 가끔 듣는다. 오늘 기분 좋게 한강 작가님이 진행하는 EBS 오디오북 파일을 들어야겠다"라며 "이런 날도 오는군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또한 "'한강'의 기적이 이뤄졌다"라며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큰 도약이자, 우리 국민에게 자긍심을 안겨준 쾌거"라고 구두 논평을 냈다.
한 수석대변인은 "그의 작품이 보여준 독특한 인식과 실험적인 문체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주었고, 마침내 세계가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라며 "이번 수상은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우리의 문학적 자산이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소중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대표가 한강 작가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개인의 교양을 자랑할 때, 한지아 수석대변인이 '한강의 기적'이라는 보수세력이 애정하는 문구로 언어유희를 하고 있을 때, 감동은 없고 기시감만 반복된다.
역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를 휩쓸었을 때와 비슷한 풍경이 이번에도 다시 펼쳐졌다. 문화예술계가 정권에 비판적인 작품을 그려낼 때는 '좌편향'·'좌파 기득권' 운운하며 매도하다가, 그런 작품으로 놀라운 성과를 성취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아우라에 기대는 행태 말이다.
한동훈 대표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했던 일은 잠시 넣어두자. '수사4팀'은 블랙리스트 담당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최소한 집권 여당으로서, 보수 정당으로서, 정치가 문화예술계에 져야 할 책임과 성찰은 보여줘야 하지 않는가.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을 때, 국민의힘은 논평 한 줄 내지 않았다.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사회적 기억' 사업의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바로 이전 국회에서의 국민의힘이었다. 여권은 선택적으로 자랑하고, 선택적으로 찬양하며, 선택적으로 침묵하고 있다.
보수 정부에서 정치적 탄압을 받은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숟가락을 얹으려 하기 전에, 문화예술계를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눠 탄압을 가한 과거에 대해 반성하는 게 먼저다. 바로 그게 지금 보수에게 필요한 예의와 염치다.
과거.. 예술계에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지고.. 특정 연예인들... 예술계 인물들을 탄압했던게 드러나 논란이 커졌었죠..
이번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 한강... 그 블랙리스트에 올랐었다고 합니다..
그런 이가 이번에 상을 받으니.... 보수쪽에서 꽤나 반기는 듯한 발언이 나왔는데.... 이전에는 탄압해놓고.. 이제와선 환호를 하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임으로서... 언론사는 그런 보수에 대해 염치가 없다는 내용의 보도내용을 냈습니다.
상을 받은 작품은 정작 5.18 광주민주화운동, 4.3 사건.. 민감한 주제를 가지고 쓴 글입니다.. 결국 보수쪽에선 축하 한다는 말은 안하겠다 밝힌 이들이 있죠... 그런 이들이 오히려양심적으로 보이네요.. 소신을 지킨 것이라 보여지니 말이죠..
물론.. 위의 보도내용에 나온... 대통령이나 당대표나.. 축하한다고 입장을 낸 것이... 진심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냥 의례적으로 밝힌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 그것도 보통은 받지도 못하는 노벨상을 받은 것이니.. 뭐라 한마디라도 하지 않는다면 이후 뭔 비난을 받을지 알 수 없을테니 말이죠..
그리고.. 이후 많은 이들의 관심이 멀어지면... 보수쪽에선 슬슬 본심을 드러내지 않겠나 예상합니다.. 늘 하던대로 좌파 작가라 매도하며.. 노벨상을 받은 것도 폄훼할지도 모르죠.. 애초 블랙리스트까지 만들어가며 탄압했던 이들입니다.. 그 버릇 어디 갈까요...
언론사... 작가가 노벨상을 받은 것에... 보수쪽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작정하고 보도를 쓴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후...잠잠해지고.. 잊혀질때쯤... 보수쪽에서 작가에 대한 폄훼 사례가 나오면... 이런 보도가 다시금 화자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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