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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논란거리/정치

"한국 민주주의 지수 8단계 하락" 따져 보니…

by 체커 2023.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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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39차례나 직격하며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2(Democracy Incex 2022)를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조사 결과, 우리나라 2022년 민주주의 지수가 무려 여덟 단계나 강등했습니다. 2008년 이후 줄곧 '완전한 민주주의'로 평가 받던 한국이 2015년 국정 농단 사태로 '결함 있는 민주 국가'로 분류된 후, 어렵게 되찾은 민주주의가 또다시 위협 받고 있습니다."

-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발언, 어제

이어서 "대통령이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남용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물론이고 전 정부 인사들까지 모조리 수사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권을 통한 야당 탄압이 민주주의 지수의 대폭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정말 그런지,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이코노미스트 조사 원문을 직접 찾아봤습니다.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이 확인했습니다.

 

박 원내대표가 인용한 내용은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지난 1일 발표한 <2022 민주주의 지수 : 민주주의의 최전선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습니다. 올해 보고서는 모두 84페이지에 달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5개 부문의 점수를 매겨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를 발표해 왔습니다. 총 10점 만점으로, 8점을 초과하면 '완전 민주주의', 6점 초과 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 4점 초과 6점 이하는 '민주·권위주의 혼합 체제', 4점 이하는 '권위주의'로 분류합니다. 위 지도에서 국가 별 민주주의 지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팀은 먼저, 보고서에 실려 있는 구체적인 순위를 분석했습니다.

2022년 한국 민주주의 지수는 8.03점입니다. 완전 민주주의 기준인 8점의 턱걸이 결과가 나왔습니다. 2021년 한국은 8.16점이었습니다. 

2021년에는 16위였는데, 지난해는 24위였습니다. 순위는 8단계가 떨어졌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하락 폭이 컸습니다. 적어도 30위 권 내에 있는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이 순위가 내려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호주와 이스라엘이 6계단, 미국이 4계단 떨어졌습니다. 30위 권 밖의 주요 국가 가운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22계단이나 떨어졌고, 시진핑 영구 집권 체제가 마련된 중국은 8계단 하락했습니다. 북한은 167개 국가 가운데 165위였습니다.

수치로만 보면, 전년 대비 민주주의 지수 순위가 여덟 계단 떨어졌다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주장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박홍근 원내대표가 이 분석 자료를 인용한 이유는, 이른바 검찰 수사를 통한 야당 탄압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였습니다.

사실은팀은 박 원내대표가 자신의 주장에 맞게 데이터를 활용했는지도 확인했습니다. 한국의 순위가 왜 떨어졌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일단 한국의 최근 10년 동안 지수 변화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추이를 자세히 보면,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정부 기능', '정치 참여' 항목은 점수 변화가 없었고, '국민 자유' 부분은 오히려 점수가 더 높아졌습니다. 반면, '정치 문화' 항목은 최근 10년 동안 7.5점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6.25점으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가 하락한 이유는 바로 '정치 문화' 항목에서 점수를 많이 잃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정치 문화' 항목은 무엇을 측정하는 것일까요. 정치 문화(Political Culture)는 정치학계에서 민주주의 체제를 양적으로 분석할 때 다양하게 쓰이는 척도입니다. 스웨덴의 정치학자 홀렌 홀버그는 <경제학자의 민주주의 지수의 상관 관계> 보고서에서 정치문화 척도를 "민주주의 원칙을 지지하는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런 측정 방식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전문가 평가, 갤럽 여론조사와 같은 개별 국가 여론조사 등으로 '정치 문화' 항목을 측정하는 데, 구체적인 질문은 보고서 74~75페이지 부록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용 구체적으로 보시면,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권위주의 지도자를 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민주주의 제도를 신뢰하는지 등을 묻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의 '정치 문화' 항목은, 쉽게 말해, 공동체 구성원이 민주주의 체제를 얼마나 지지하고 있는지 '대중의 생각'을 측정하는 도구입니다. 정당 간의 힘의 균형을 측정하는 도구는 아닙니다.

실제,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한국 민주주의 지수가 하락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발췌 과정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전문과 번역본을 모두 실어봤습니다. 

 

수년 간의 대립적 정당 정치는 한국의 민주주의에 타격을 주었다. 정치에 대한 이분법적 해석은 합의를 형성하고 타협할 공간을 축소했고, 종종 정책 결정을 마비시켰다. 정치인들은 합의점을 찾고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경쟁자들을 쓰러뜨리는 데 정치적 에너지를 집중한다. 이러한 정치적 대립 구도의 반복은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에서 정치 문화 항목에 악영향을 미쳤다. 국민들은 점점 민주 정치에 환멸을 느꼈고 공직자에 대한 신뢰를 잃어갔다. 결과적으로 군의 통치나 정치적 제약을 받지 않는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증가하고 있다.

Years of confrontational party politics have taken a toll on South Korea’s democracy. A Manichaean interpretation of politics has shrunk the space for consensus-building and compromise, often paralysing policymaking. Politicians focus their political energies on taking down rival politicians rather than working to find consensus and improve the lives of citizens. This pattern of confrontational politics has been detrimental to the country’s political culture score in the Democracy Index, as the public has increasingly grown disenchanted with democratic politics and lost faith in public officials. The result is increasing public support for rule by the military or a strong leader unencumbered by political constraints.

-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2022 민주주의 지수 : 민주주의의 최전선과 우크라이나 전쟁>

결국, '정치 문화' 항목의 정의, 조사 방식,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날로 심각해지는 한국 사회의 정치 양극화와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환멸이 '정치 문화' 항목 점수를 낮췄고, 한국 민주주의 지수의 전체적인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야당 탄압의 근거 데이터로 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사실은팀이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팩트체크 한 이유는 지금의 검찰 수사가 야당 탄압인지 아닌지 판정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검찰 수사는 야당 탄압이다"는 주장은 팩트체크 기사의 검증 대상이 될 수도 없습니다. 다만, 검찰 수사 정국과 맞물리면서 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정치적 상황, 누군가는 주장의 선명성을 위해 데이터의 일정 부분만 발췌하거나, 데이터의 원래 취지를 벗어난 설익은 근거를 댈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가 잘못 쓰이면 현상에 대한 착시를 만들어내고 허위 혹은 과장 정보를 진실로 둔갑 시키곤 합니다.

이코노미스트의 민주주의 지수는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는 참고 사항이 될 뿐, 절대적 지표가 될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팩트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와 수치, 통계가 정치적 의도와 맞닥뜨릴 때, 얼마든지 변형될 수 있다는 점,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SBS 사실은팀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조사 결과, 우리나라 2022년 민주주의 지수가 무려 여덟 단계나 강등했다"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팩트체크 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원문을 직접 확인한 결과, 박 원내대표가 말한 수치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의 주장은 검찰권을 통한 야당 탄압이 민주주의 지수의 대폭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사실은팀이 지수 하락 원인을 구체적으로 살펴 본 결과, '정치 문화' 항목의 대폭 하락이 주요 원인이었고, '정치 문화' 항목은 공동체 구성원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도와 지지도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보고서 역시, 한국 정치의 양극화가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감소시켰다고 설명하고 있는 만큼, 민주주의 지수 데이터가 박 원내대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저희 사실은팀의 판단입니다.

(인턴 : 정수아, 강윤서)
이경원 기자leek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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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지수라는게 있습니다.. 이미 몇년전부터 언급되고 통계되고 있어서 알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갑자기 팩트체크가 된 이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결론으론 절반의 사실입니다. 

 

단계가 떨어졌다는 것은 사실... 

"대통령이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남용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물론이고 전 정부 인사들까지 모조리 수사 대상이 됐다"

대통령이 검찰권을 사유화하여 야당 탄압.. 정치보복.. 뭐 이런거 때문에 단계가 떨어진 것은 아니기에 거짓입니다..

 

그래서 절반의 사실입니다.

 

[세상도움거리/일반] -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

 

참고링크 : Democracy Index 2022

지수 변동을 보면.. 위의 보도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정치 문화 부분에서 큰 하락을 보였습니다. 즉.. 정치인... 박홍근 원내대표를 포함해서 국회의원들이나.. 정부기관이나.. 모두 책임이 있다는 의미.. 민주주의 지수를 떨어뜨린 원인이 되는 인물들 중에 한명이 나서서 민주주의 지수 떨어졌다고 언급한 꼴이 되니... 누워서 침뱉기가 되는 것이 되죠..

 

차라리.. 언급을 하지 않던가.. 아님 자신들에 대한 반성부터 하고 민주주의 지수를 언급하는게 나았었을 겁니다.. 국민의힘에서는 가짜정보 어쩌고 할지도 모르겠는데.. 순위 떨어진 것은 맞고.. 순위가 떨어진 원인에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포함이 되니... 가짜뉴스 뭐 이런 말로 반박하기 보단.. 본인들이나 잘하라는 식의 반박이 나을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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