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추도식엔 안 오면서 25일 들러리 방문”
“고귀한 희생“이라 적힌 근조화환에도 반발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현장인 대전 동구 산내동(옛 산내면) 골령골을 찾았다가 유족과 인권단체 활동가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유족들은 75주기 골령골 피학살자 합동 위령제 행사를 이틀 앞두고, 근처 다른 행사에 참석한 뒤 이뤄진 박 위원장의 이날 방문을 “유족을 존중하지 않는 들러리식 방문”이라고 비판했다.
25일 진실화해위와 대전 골령골 대책회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주최 6·25 전쟁 기념식에 참석한 뒤 인근에 있는 대전 산내 골령골 제1학살지를 방문했다. 애초 대전 산내사건 피학살자유족회와 대전 골령골 대책회의는 박 위원장이 27일로 예정된 대전 산내 골령골 학살사건 제75주기 피학살자 합동위령제 참석대신 이날 골령골에 오겠다고 하자 “유족을 존중하지 않는 들러리식 방문”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박 위원장이 이날 골령골 방문을 진행하자 유족과 인권활동가들은 “무슨 자격으로 왔냐, 당장 나가라”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방문 일정을 강행하며 대전 동구청 직원으로부터 골령골에서 평화공원사업 추진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박선영 위원장이 보낸 근조화환 문구도 문제가 됐다. 화환에는 ‘고귀한 희생에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임재근 대전 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은 화환을 손에 든 채 “국가에 의한 희생이 어찌 '고귀한 희생'이냐”고 강하게 따졌고, 박 위원장은 “희생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유족들은 ‘고귀한 희생’이라는 표현이 참전군인 등 ‘국가를 위한 희생'에는 사용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에는 쓸 수 없는 표현이라는 입장이다.
대전 산내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전국 각지의 민간인들이 최소 3000여명 이상 처형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 6월28일부터 7월17일까지 대전형무소(현 대전교도소) 재소자와 인근 지역의 국민보도연맹원들이 미군 트럭에 실려와 헌병대와 경찰에 의해 학살당했다. 특히 이날 박 위원장이 찾은 제1학살지는 유해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이고, 매년 위령제를 지내는 공간이다.
전미경 대전 산내사건 피학살자유족회장은 한겨레에 “박선영 위원장이 27일 골령골 피학살자 추도식에 와서 경건한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했다면 이해할 수도 있었겠지만, 추도식이 예정된 사실을 알면서 이틀 전 국가행사에 참여한 뒤 곁다리로 들렀다”며 “종합보고서에 자기 성과를 적으려는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대전지역 시민단체 연대체인 ‘세상을 바꾸는 대전 민중의 힘’은 성명을 내어 “박 위원장은 항의하는 유족회와 활동가의 태도를 지적하며 가르치려 드는 등 안하무인 언행을 이어갔고, 기어이 ‘골령골에서 브리핑받는 진실화해위원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5월26일 조사 기간이 만료된 뒤 ‘현장 중심의 소통 행보’를 강조하며 전국의 진실화해위 조사 대상 지역을 돌고 있다. 지난 5월 납북귀환어부와 관련한 강릉 지역, 6월 중순 민간인 희생사건과 관련한 전남 신안과 무안 지녁 방문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지역 방문이다. 정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진실화해지부장은 한겨레에 “2기 초대 정근식 위원장은 지역을 많이 돌았다. 당시 정 위원장은 2기 진실화해위 출범 초기에 신청접수 홍보가 필요해 위원회를 많이 알려야 했고, 다양한 지역의 신청인과 유족들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며 “하지만 (조사를 마치고 보고서 작성을 하는) 지금 지역을 돈다는 것은 아무 의미도 효과도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임기는 2기 진실화해위 활동이 종료되는 11월26일까지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참고링크 : 대전형무소 학살 사건
6.25 전쟁 중 대전형무소(현재 대전광역시 중구 목중로 34, 출입국 관리사무소 위치)의 수감자들을 상대로 일어난 학살.
첫 번째 학살은 1950년 6월에서 7월 사이에 대한민국 국군에 의해 발생했고, 두 번째 학살은 1950년 9월에 조선인민군에 의해 발생하였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부터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조사가 시작되었으며 조선인민군에 의한 학살 사건은 2008년, 대한민국 국군에 의한 학살은 2010년에 진실규명이 되었다.
대전 산내 골령골 학살 사건이라고 더 많이 불린다.
대전 산내 골령골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는 별칭이 있으며 최소 4천여 명에서 많게는 7천여 명까지 학살돼 묻힌 곳으로 6.25 전쟁 시기 대한민국 내 단일지역 최대 규모 희생지다.
참고링크 : 대전 산내 골령골 학살 사건 -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참고링크 : 대전충청지역 형무소재소자 희생 사건
대전 골령골에...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방문했었군요. 유족들이 반발하며 막았으나.. 결국 와서는 사진은 찍고 갔나 봅니다.
참고링크 : 진실화해위원장, 충청지역 민간인 희생사건 현장 및 세종시 추모의집 방문
직책이 그거였으니.. 방문하는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행적이.. 과연 진실화해위의 원래 취지에 맞게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행적을 박선영 위원장은 보여왔죠.
그런 의문이 더욱 들게 만드는게... 위의 보도의 사진중에 근조화환에 적힌 내용입니다.
“고귀한 희생에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
골령골에 묻혔던 이들은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들입니다. 물론 형무소의 재소자들이었기에... 죄를 짓고 형을 살고 있었던 이들이었지만... 법적 절차 없이 집단살해당한 이들이죠...
6. 본 사건에서 희생이 확인된 형무소재소자들은 국방경비법, 포고령, 국가보안법, 특별조치령 위반 및 위반혐의자들이었다. 이들 중 행형기록이 존재하는 기결수의 형기는 징역 1년에서 무기까지 다양하였으나, 대부분은 징역 10년 미만(88.1%)이였다. 희생된 재소자들은 기결․미결수 구분 없이 그리고 형기에 관계없이 전시 하 정치ㆍ사상범이라는 이유로 집단살해되었다. 재소자들과 함께 각 형무소에 구금된 보도연맹원들도 살해되었다.
7. 본 사건의 직접적인 가해기관은 각 지역에 주둔한 CIC와 헌병대 및 각 지역 경찰이다. CIC와 헌병대는 재소자와 보도연맹원의 살해과정을 지휘하고 주도하였다. 경찰은 보도연맹원과 예비검속자들을 형무소에 구금하였고, 재소자와 보도연맹원의 살해과정에 직접 개입하기도 하였다. 계엄령 선포 이후 이들 기관은 계엄사령부의 지휘ㆍ명령을 받았다. 따라서 본 사건의 최종적 책임은 지휘ㆍ명령계통 상 최고결정권자인 대통령과 국가에 귀속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생각이라는걸 했다면... 저 근조화환의 문구도...
"억울한 죽음을 당한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
뭐 이런식의 문구를 넣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이라는걸 했다면... 근조화환의 문구도 그렇고... 저리 항의하는 유족들에 대해 적절한 발언을 통해 설득을 했을지도 모르겠고요..
박선영 위원장이 보낸 근조화환 문구도 문제가 됐다. 화환에는 ‘고귀한 희생에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임재근 대전 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은 화환을 손에 든 채 “국가에 의한 희생이 어찌 '고귀한 희생'이냐”고 강하게 따졌고, 박 위원장은 “희생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유족들은 ‘고귀한 희생’이라는 표현이 참전군인 등 ‘국가를 위한 희생'에는 사용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에는 쓸 수 없는 표현이라는 입장이다.
근데 보도내용을 보니... 유족들을 설득하는게 아니라.. 따지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자신은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이라며 말이죠..
이날 대전지역 시민단체 연대체인 ‘세상을 바꾸는 대전 민중의 힘’은 성명을 내어 “박 위원장은 항의하는 유족회와 활동가의 태도를 지적하며 가르치려 드는 등 안하무인 언행을 이어갔고, 기어이 ‘골령골에서 브리핑받는 진실화해위원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냈다”고 비판했다.
박선영 위원장...임명될때부터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권이 바뀐 현재로선... 이미 내려왔었어야 할 인물중 하나 아닐까 싶긴 합니다. 처음부터 적절한 인사 임명이 아니었었으니 말이죠.
[세상논란거리/정치] - ‘12·3 내란 사태’ 와중에…윤,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임명 재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보도자료를 내고 위원장이 골령골에 방문했다는 것을 알렸으나... 가서 뭘 했고... 이에 유족들이 어찌 반응했다는 보도가 나왔기에... 박선영 위원장이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기는 어렵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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