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3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교토국제고가 승리한 뒤 ‘한국어 교가’가 일본 전역에 송출됐는데, 가사에 나오는 고유명사 ‘동해’가 자막으로는 ‘동쪽의 바다’로 바뀌는 등 왜곡 번역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토국제고는 지난 19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8강전에서 나라현 대표인 지벤고교를 4-0 완봉승으로 제압, 4강에 진출했다.
1915년 시작돼 올해로 106회를 맞은 여름 고시엔은 일본의 대표적인 고교야구대회로, 현지 고교 선수들에게는 ‘꿈의 경기’로 통한다. 일본 전역 3957개 학교 가운데 지역 예선을 거쳐 49개 학교가 본선에 진출했다.
고시엔에서는 경기 처음에 한 번, 승리를 하면 한 번 더 교가를 틀어주며, 전 경기가 공영방송 NHK로 생중계된다.
8강전 승리 뒤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로 시작되는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중계됐다.
그런데 MBC에 따르면 고유명사인 ‘동해’는 NHK 일본어 자막에선 ‘동쪽의 바다’로 바뀌어 방송됐다. ‘한국의 학원’이란 가사도 ‘한일의 학원’으로 원래 뜻과는 다르게 송출됐다.
NHK는 방송 당시 교토국제고가 일본어 자막을 직접 제공했다고 표기했지만, 교토국제고는 MBC와의 통화에서 입장을 내놓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왜곡된 일본어 교가자막에 교토국제고가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 교가가 방송될 때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 등에선 우익 성향의 일본인들이 올린 혐한 게시물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21년 교토국제고가 고시엔에 출전하면서 한국어 교가가 처음으로 울려 퍼졌을 당시 일본 우익계 일각에서 한국어 교가에 대해 항의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었다. 재일동포 사회에선 “감동 받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혐한’ 전화가 학교로 쏟아지는 등 뜻밖의 어려움도 뒤따랐다.
지난 14일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 본선 2차전에서 승리한 뒤 한국어 교가가 송출되자 현지에서는 “왜 일본에서 한국어 교가를 부르냐” 등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당시 엑스(X)에서는 ‘교토국제고’, ‘한국어 교가’가 실시간 트렌드에 오를 만큼 화제가 됐다. 한 일본 네티즌이 NHK에 송출된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교가를 부르는 장면과 함께 “교토국제고 교가 설마 한국어냐”라고 올린 글은 엑스에서 8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일부 일본인들 사이에서 혐한 발언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엑스에서 “고시엔에서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흘렀다. 이 교가에서는 ‘일본해’를 ‘동해’로 한 노래가 시작돼 ‘일한’ 대신 ‘한일’로 노래가 끝난다”며 “이게 NHK에서 흘렀다는 거냐”라며 교가의 표기법을 비난했다.
이 외에도 “교토국제고 교가 왜 한국어냐. 기분 나쁘다. 즐겁게 고시엔을 보고 있었는데 불쾌한 기분이 됐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같은 일본인인 것이 부끄럽다”, “자신이 일본인 품위의 평균치를 낮추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라” 등 혐한을 선동하는 듯한 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교토국제고는 1963년에 개교한 한국계 민족학교로, 전교생이 160명 정도다. 한국 정부의 중고교 설립 인가에 이어 2003년에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도 받았다.
일본 고교야구연맹에는 1999년에 가입했다. 신성현(전 두산)·황목치승(전 LG)·정규식(전 LG) 전 선수가 이 학교 출신이다.
교토국제고의 4강전은 오는 21일 진행된다.
김민지 기자
교토국제고는 한국계 고등학교로..교토조선중학교가 시초입니다.. 이후 학교법인으로 교토한국학원이 설립되고.. 교토한국중학교에서 교토한국중고등학교로 병설개교를 했고 교토국제고등학교로 일본정부의 인가도 받았죠.
교가는 그 학교를 대표하는 노래일 겁니다.. 재일한국인이 다니는 학교였으니 교가도 한국어로 되어 있죠.
이걸 불편해하는 일본인들이 있다 합니다.. 왜일까 의문이 들죠..
개인적으론... 자기들이 과거 식민화했던 국가의 국민이.. 일본에서 학교를 열고.. 한국어로 교가를 부르는게 뭐같다 생각했나 봅니다.
지금까지도 한국인을 하찮게 생각하는 일본인이 많다는 걸 새삼 느끼네요..
그래서 혐한 사상으로 교토국제고의 교가가 한국어로... 그리고 경기직전 한국어로 교가를 부르는게 그들에겐 꽤나 불편한 것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그런 비난에 대해.. 일본에서 살고 있기에 강하게 따질수도.. 항의할 수도 없는 입장이 교토국제고측 일테고요.. 그럼 이들을 대신해서 항의해줄 이가 필요합니다.. 바로 주일 한국대사관이죠..
근데... 저 논란이 나오고 있음에도 주일 한국대사관은 뭘 하고 있나 싶군요..주일 한국 대사관의 역활이 한국에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들에 대한 지원도 있지만... 일본에서 살고 있는 한국동포들의 지원도 포함하고 있지 않나 싶으니까요.
거기다 한국어 교가에 대한 왜곡된 번역이 담긴 영상을 일본 전역으로 송출되기도 했습니다.. 동해를 동쪽 바다로.. 한국의 학원을 한일의 학원으로 바꿔 자막을 달았죠..
별다른 입장과 지원이 없다면... 결국 주일 한국대사관은 있으나마나 한 거 아닐까 싶네요.. 물론.. 친일본 성향의 윤석열 정권에서 뭘 기대했나 싶기는 합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일본에 대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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