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에 한강에 투신한 20대 여성이 물에 빠진 채 휴대전화로 119에 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응대에 나선 119 대원은 "한강에서 수영하면서 전화를 하는 것이 대단하다"면서 마치 장난 전화를 받는 듯한 취급을 했습니다. 이 여성은 사흘 뒤에 한강에서 결국 숨진 채 발견됐는데, 당시 119 신고 전화의 녹음 파일을 저희 JTBC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27일 새벽 한강에 투신한 최모 씨는 119에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최모 씨 : 한강이에요, 지금.]
[119 대원 : 누가 한강이에요?]
119 대원은 물에 빠진 채 전화하는 것을 못 믿겠다는 듯 묻습니다.
[119 대원 : 근데 이렇게 지금 말을 잘할 수가 있나요?]
최 씨의 거듭된 구조 요청에도 재차 질문합니다.
[119 대원 : 뛰어내린 거예요, 뛰어내릴 거예요?]
최 씨는 가쁜 숨을 계속 몰아쉬며 말을 이어갑니다.
[최모 씨 : 장난 전화 아니에요.]
하지만 119 대원의 대답은 비슷합니다.
[119 대원 : 좀 대단해서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한밤중에 한강에서 수영하시면서 이렇게 전화까지 하는 거 보니까 대단해서.]
결국 이 대원이 구조 출동 버튼을 누르면서 대원들이 출동했지만, 최 씨를 찾지 못했고 사흘 뒤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가족들은 적극적인 대처가 없었다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최모 씨 유가족 : '조금 버티고 있으라든지, 수영할 줄 알면 뒤로 누워서 생존 수영을 하면 오래 견딜 수 있으니까 그래라' 이런 119 구급대원 같은 이야기는 하나도 없이…]
119 측은 신고 접수자의 태도가 무성의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투신자가 직접 신고를 하는 것은 워낙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재욱)
◆ 관련 리포트
20분 만에 끝난 수색…한 달 뒤 CCTV서 투신 장면 확인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956/NB117509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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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추운날 물속에서 얼마나 큰 공포와 고통을 겪었었을지....
그동안 장난전화로 잦은 출동을 야기시킨 것이 결국 119대원이 해당 구조요청을 장난전화로 오인한 것이겠죠..
하지만 아무리 장난전화라도 단 1명의 진짜 구조요청이 있으면 가야 하는 것이 119 구조대원이기에 이번 대처는 비판받아도 할말은 없겠죠..
이미 소잃고 외양간도 고칠지는 의문이지만 앞으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강을 잡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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