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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논란거리/사회

"레미콘 싸게 쓰실 분" 전봇대에 붙은 광고…"절대 쓰지 말라"

by 체커 2023.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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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서 남은 '잔량' 싸게 판매...믹서트럭 차주와 브로커의 공생
"품질 문제없다"는데...빌라 짓고 '사고'도 났다
레미콘, 90분 지나면 굳기 시작...업계 "잔량, 절대 쓰지 말라"

25일 오전 9시쯤 서울 구로구 어느 전봇대에 "레미콘 싸게 쓰실 분" 광고가 붙어 있다./사진=김성진 기자.

25일 오전 9시쯤 서울 구로구 어느 전봇대에 "레미콘 싸게 쓰실 분" 노란 전단이 붙어 있었다. 지나가는 차, 버스 승객이 보라는 듯 왕복 6차선 도로를 바라보고 붙었다. 한가운데 빨간 글씨로 휴대폰 번호가 하나가 적혔다.

레미콘 세는 단위는 루베(㎥)다. 정품 레미콘은 1루베에 운송비를 합쳐 10만원이 넘는다. 전단을 붙인 레미콘 상(商)은 "1루베당 6만원에 (판매) 해드린다"고 했다.

레미콘 상은 자신이 판매하는 레미콘이 '잔량'이라 했다. 공사장에서 남은 레미콘이란 말이었다. 레미콘 상은 "공사장에 레미콘 트럭 10대가 갔는데 1대 몫을 안 쓰면 그 몫이 우리에게 온다"고 했다.

레미콘은 공장에서 만들고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굳기 시작한다. 공사장에 들렀다 오면 경화가 상당히 진행됐을 수 있다. 하지만 레미콘 상은 "제품에 하자는 없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레미콘 상 얘기를 듣고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했다.

레미콘은 영어로 'Ready-Mixed Concrete'의 약자다. 공사장에서 바로 쓸 수 있도록 시멘트와 물, 골재(자갈)를 섞어 만든 반(半)완성 콘크리트다. 만들고 1시간30분이 지나면 굳기 시작한다.

공사장에서 레미콘은 자주 남는다. 건설사가 필요량을 잘못 계산했을 수도 있고 일부러 넉넉하게 주문했을 수도 있다. 건설사가 주문했으니 원칙적으로 잔량 처리도 건설사 몫이다. 보통은 건설사가 추가 비용을 내면 레미콘 회사가 잔량을 공장으로 다시 가져와 골재와 물은 걸러내 재활용하고 물과 한번 섞었던 시멘트는 건설폐기물(건폐)로 처리한다.

건설사가 잔량을 레미콘 회사에 통보했을 때 얘기다. 현실에서는 레미콘이 남았는지 건설사, 믹서트럭 차주(車主)만 아는 경우가 많다.

적지 않은 레미콘 회사, 특히 지방의 중소형 회사는 건설사에 따로 비용을 받지 않고 잔량을 자동 회수해준다. 영업 경쟁 전략, 고객사 관리 차원이다. 이런 경우 건설사는 레미콘 회사에 잔량을 따로 통보할 필요가 없다. 레미콘이 남으면 믹서트럭 차주가 공장으로 도로 실어 오면 된다.

이 과정에 '브로커'가 개입한다. 믹서트럭 차주에게 잔량을 사 싼 값에 팔아넘긴다. 브로커가 지불한 금액은 고스란히 믹서트럭 차주 수익이다. 믹서트럭 운전자는 레미콘 회사 직원이 아니라 본인 소유 믹서트럭을 가진 '개인 사업자'인 경우가 많다. 전국에 등록된 믹서트럭 2만6000여대 중 회사 소유는 14%, 개인 사업자 자격 차주 소유는 86%다.

구로구에 전단을 붙인 레미콘 상은 판매 수익이 "믹서트럭 기사님들 '불로소득'"이라고까지 했다.

 

믹서트럭 차주와 브로커의 거래는 서류로 남으면 안 된다. 레미콘은 잔량 없이 공사장에 모두 쓰인 것으로 처리돼야 한다. 그래서 레미콘 상은 레미콘을 구매해도 '송장(送狀)'은 줄 수 없다고 했다. 송장은 레미콘 회사가 고객사에 레미콘을 얼마나 보냈고, 시멘트와 물 등 재료를 몇 대 몇 비율로 섞었는지 쓴 회계용 증빙 서류, 품질보증서다.

잔량을 브로커에 파는 믹서트럭 차주는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레미콘 상은 "하루에 많게는 믹서트럭 10대씩 들어온다"고 했다. 인터넷에 '레미콘' 검색하면 "잔량 싸게 쓰실 분", "수도권 모든 지역 당일 출하" 등 광고가 수두룩하다.

레미콘 재활용, 건설폐기물 처리도 비용 부담이 크다. 레미콘 회사가 믹서트럭 차주와 브로커의 거래를 알지만 눈감아 주는 때도 많다고 전해졌다.

인터넷에 올라온 레미콘 잔량 브로커의 광고글. 1루베에 7만원을 달라고 했다. 구로구에 전단지를 붙인 레미콘상과 마찬가지로 송장을 보내줄 수는 없지만 제품에 하자는 없다고 했다./사진=유튜브 갈무리.

레미콘 상은 믹서트럭이 레미콘을 계속 섞으니 긴 시간 굳지 않고 품질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잔량을 기다려야 하니 레미콘 작업에 시간은 정품을 쓸 때보다 오래 걸리지만 감수한다면 서울, 경기, 인천은 문제없이 작업할 수 있다고 했다.

레미콘 업계는 옥상, 마당 등 바닥에 까는 용도면 큰 상관이 없을 수 있지만 하자는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건축에는 "절대 쓰지 말라"고 했다.

믹서트럭 뒤편에 '드럼'이 회전해도 레미콘 경화를 막지는 못한다. 드럼은 평균 분당 2회전 속도로 돌아간다. 레미콘 경화를 막는 게 드럼 회전의 목적이 아니다. 골재, 물, 시멘트 등 레미콘 재료가 층을 이루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레미콘을 만들고 2시간30분이 지나도 레미콘이 완전히 굳지는 않는다. 하지만 경화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에 드럼에서 꺼내 타설하는 데 상당히 힘이 든다. 브로커들은 보통 물을 더 섞으며 작업을 한다. 레미콘의 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3~4년 전 레미콘 잔량으로 지은 빌라에 하자가 생긴 적이 있다. 지난해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도 잔량은 아니지만 공사장 인부들이 레미콘 정품에 물을 더 부었던 게 주요 원인이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 레미콘 단체들은 "잔량을 쓰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표준기술원 관계자는 "1시간30분 이내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납품 기준에 어긋난다"고 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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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보면 볼 수 있는 광고문...  어떻게 싸게 레미콘을 쓸 수 있는 건가 의문도 좀 있었는데 그걸 알려주는 보도네요..

 

레미콘.. 공장에서 미리 만든 콘크리트입니다. 만들고 난 뒤.. 시간이 지나면 딱딱하게 굳는데.. 그 굳는 시간이 사실 만들어지고 난 뒤 바로 시작됩니다. 그걸 늦추는게 믹서차로.. 계속 회전하여 굴리면서 레미콘이 굳지 않도록 하죠.. 그래도 굳습니다.

 

그래서.. 레미콘이 만들어지고 난 뒤.. 시간내 현장에 가서 부어야 합니다..

 

근데.. 정확하게 양을 맞춰 받으면 좋겠지만.. 현장이라는게 어디 정확하게 맞추는게 쉽지가 않죠.. 그래서 예상된 양보다는 좀 많이 주문을 해서 받고.. 결국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은.. 저리 남는 레미콘... 바닥의 도로를 깔 부분이나.. 어디 빈공간이 생겨 채워야 할 곳을 미리 봐 두었다가 거기다 처리하는게 보통입니다. 그외엔 벽돌작업과 미장등을 할 때.. 내부를 채우기 위해 남는 레미콘을 받아다 가져가기도 하죠.. 그래도 남는 건.. 보통은 회수해 가거나.. 레미콘 차량이 그냥 인근 바닥에 다 버립니다.. 근데... 이걸 파네요.. 싸게라고 해도.. 10만원짜리를 6만원에 파는.. 그리 싸게 파는 것도 아니구요..

 

거기다.. 이미 상당히 경화가 진행된 상태이기에.. 결국 불량 레미콘으로서 분류해야 합니다. 그래서.. 쓰이는 곳은 도로.. 혹은 담장..일반적인 기둥(전봇대 같은..)세우기 위해 밑부분에 고정을 위해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  뭐 그런곳에 쓰이는게 그나마 적절한 사용처 아닐까 싶네요..

 

근데.. 이걸 건물짓는데 쓰다간 사단이 납니다... 이미 경화가 진행되어 굳지도 않죠.. 그걸 늦추겠다고 물을 더 붓고 저어주고 하면.. 상태는 그나마 물렁물렁해진다 하지만.. 결국 더 굳지 않는.. 불량상태가 되기 십상입니다.. 결국 무너지는 사단이 발생될 수 밖에 없죠..

 

그렇기에.. 비록 레미콘 차주의 수익을 위해서 저런 판매를 한다면.. 되도록.. 건설현장에서.. 건물을 짓는데 쓰이는게 아닌.. 무너질 일 없는.. 간단한 공사에나 좀 쓰이도록.. 구매자가 좀 생각을 하고 구매를 하길 바랄 뿐입니다. 일단 판매를 하는거나 구매를 하는 거나.. 막을 법적 근거는 없는듯 하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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