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인사 반대…조씨 불참 의사 밝히자 '조직 기강 흔들렸다'며 잠정적 폐지 고수" 파문 예상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배우 한가인씨가 새 MC로 확정돼 첫 방송을 준비 중이던 KBS '역사저널 그날'이 사측에 의해 '무기한 잠정 중단 통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제작진은 사측이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 미디어특위 위원 등을 지낸 전직 KBS 아나운서 조수빈씨를 낙하산 MC로 밀어붙이려다 무산되자 방송을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역사저널 그날' 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PD는 13일 성명에서 “4월30일로 예정된 개편 첫 방송 녹화를 3일(업무일) 앞둔 4월25일 저녁 6시30분경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씨를 '낙하산 MC'로 앉힐 것을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미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준비를 마치고 유명 배우를 섭외해 코너 촬영도 끝낸 시점이었다. 첫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을 그때 본부장이 비상식적 지시를 내린 것”이라며 “이후 녹화는 2주 째 연기됐고 지난주 금요일(10일) 마침내 무기한 잠정 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MC로 섭외된 유명 배우는 한가인씨로 확인됐다.
제작진은 “조수빈씨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2023년 4월~2023년 9월)이자 백선엽 장군 기념사업회 현직 이사이며 채널A 메인 뉴스 앵커를 거쳐 현재 TV조선 시사프로 MC이다. 또 다수의 정치적 행사에서 진행을 본 이력이 있다”면서 “중립성이 중요한 역사 프로그램이기에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인사를 제작진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했다.
제작진은 “4월 초 이미 국내 톱 배우가 MC로 확정되었고 내로라하는 배우들도 코너 출연자로 섭외됐다. 유명 인기 배우의 MC 출연 확정 소식에 협찬도 2억여 원가량 진행되고 있던 찰나였다”면서 “이미 5회 차까지 내용 구성과 출연자 섭외까지 완료된 상태였으나 녹화 직전 이제원 본부장이 조수빈 씨를 낙하산 MC로 내정한 것이다. 그리고 사실상 프로그램 폐지를 통보했다”고 했다. 관련해 “이제 어느 출연자와 스태프가 KBS와 일하려 하겠는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녹화가 보류되고 있는 사이 조수빈씨는 5월8일 저녁 스스로 프로그램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제작진은 다시 프로그램을 재개하자며 간곡히 호소했지만 이제원 본부장은 '조직의 기강이 흔들렸으니 그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는 없다'는 이유를 대며 잠정적 폐지를 고수했다”며 “무기한 보류가 언제까지일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사는 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취재 및 제작 종사자 의견을 들어 방송편성규약을 제정 및 공표해야 한다. 이에 근거한 KBS 편성규약은 책임자가 구체적인 취재·제작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지 않아야 하고, 실무자의 취재·제작내용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정하거나 실무자에게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제작진은 이 본부장이 관련 방송법과 편성규약을 위반했다면서 “이제원은 제작진의 숙고와 고민, 협의의 과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단지 개인의 의견을 근거로 부당하게 조수빈씨 섭외를 강요했으며, 왜 이미 섭외된 스타 배우 대신 조수빈 씨여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제작진의 요구에 합리적인 근거를 대지 못했고, '항명' 등 업무지시를 거부한 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엄포를 놓았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사장에게 편지글을 올리고 부사장과의 면담에서 이번 사태의 부당함을 알렸지만 녹화를 재개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이 외부에 알려져 프로그램에 불필요한 악영향을 미칠까, 제작진은 속으로만 앓으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하지만 이제원 본부장은 자신의 독단적인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 사태를 알고 있는 박민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 또한 폭탄 돌리기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문제를 공론화한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10년을 이어온 대한민국 대표 역사프로그램의 재단장을 도와주진 못할망정 무책임하게 망가뜨리려 하는 이제원 제작본부장과 책임을 회피하는 박민 사장은 당장 '역사저널 그날' 폐지를 철회하고 정상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KBS 사측은 이날 “프로그램이 폐지된 것은 아니고 2월 중순 이후로 재정비 중에 있다”며 “'역사저널 그날' 다음 시즌 재개를 위해 프로그램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형식, 내용, MC·패널 출연자 캐스팅 등 관련해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프로그램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고 향후 제작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사 일부 수정: 5월13일 16시37분 / KBS 사측 입장을 반영했습니다.]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제작진에 대해선 방송국에선 관여를 최소한으로 해야 합니다.
그게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KBS의 이제원 본부장이 낙하산 인사 꽂을려다.. 거부당하니 녹화를 연기하고... 그래서 그 낙하산 인사가 결국 거절을 하였군요..
낙하산 인사가 거부를 했으니.. 그냥 정상적으로 제작.. 녹화하여 방영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제원 본부장은 '조직의 기강이 흔들렸으니 그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는 없다'는 이유를 대며 잠정적 폐지를 고수
이야... 이럴려고 KBS에 윤석열 정권이 사장을 임명한 것이었군요.. 이렇게 장악해서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할려고..
역사저널 그날... 역사에 관련된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출연진과 제작진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역사의 한부분에 대한 판단과 발언을 해야 하죠..
그런데 그 자리에 낙하산 인사로 꽂을려 했던 인물은 정작 보수편향적 인사... 혹여나 있을지 모르는 보수에 대한 비판을 막을려 했던 건지... 아님 뉴라이트 사관에 따른 이승만 정권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원했건 것인지... 편향적 인물을 MC로 일방적으로 추진할려 했었으니....
이게 언론사 장악과 통제가 아니고 뭘까 싶군요.
논란이 커지니.. 재정비라는 허울좋은 소리만 하고 있네요.. 속내를 들켜서 그런걸까요? 박민 사장의 KBS... 이게 윤석열 정권이 원하는 방송국이라는 것 정도는 알겠군요..윤석열 정권은 KBS를 기준으로 종편을 포함한 모든 방송국을 이런 식으로 만들고 싶어하겠죠. 물론 보수진영에서도 말이죠.. 그래서인지 비판이 나오니 이전 정권에서의 좌파 어쩌고 하며 물타기를 시도하는거 아닐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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