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출마 선언하고 광주 5·18 묘지행
“내란 주범” 시민단체 반발에 참배 실패
한 “저도 호남 사람이다” 거듭 호소키도
오세훈 만나 ‘약자와의 동행’ 연대 추진
오, 취재진 앞에 함께 서자는 요구 거부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1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했다. 국민 통합 가치를 앞세워 호남 출신 대선 후보로서 외연 확장을 꾀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가 “내란 주범”이라고 강하게 반발해 참배에 실패하며 취지가 퇴색됐다. 서울 쪽방촌 방문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동행해 보수 진영 내 연대를 도모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오후에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한 전 총리는 “5·18이 우리나라 국민 통합에 대해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5·18에서 불행한 일로 희생된 분들이 가진 마음의 응어리를 제일 먼저 인식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한 전 총리는 묘지 입구 앞에서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참배에 실패했다. 이들은 “내란 주범 한덕수는 물러가라” “5·18 민주묘지를 더럽히지 말라”며 한 전 총리의 길을 막아섰다. 한 전 총리는 “저도 호남 사람이다. 뭉쳐야 한다. 우리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큰 소리로 거듭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묵념만 하고 약 30분 만에 버스를 타고 떠났다.
한 전 총리가 출마 선언에서 제시한 3대 공약 중 하나인 “국민 통합과 약자 동행” 의지를 부각하려던 취지가 무색해졌다. 전북 전주 출신 후보로 보수 진영 지지세가 취약한 호남 지역에 대한 확장성을 과시하고자 했지만 반발만 확인했다. 윤석열 정부 2인자로서 불법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 있다며 출마 명분이 없다는 비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 전 총리는 “참배를 하지 못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다음에 또 오겠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 캠프는 “5·18 정신에 대한 진심은 결코 변함이 없다”며 “5·18 정신은 특정 정파나 세대를 초월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소중한 뿌리이며, 이를 기리고 계승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무”라고 밝혔다.
광주 방문에 앞서 한 전 총리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을 방문했다. 한 전 총리는 “사회 통합을 하려면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기본적인 자세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의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은 오 시장의 서울시정 대표 구호기도 하다.
한 전 총리가 “우리 공약을 만드는데 그동안 오 시장이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 다시 성장 대책들을 저희가 대폭 포함해도 되겠나”라고 묻자 오 시장은 “물론”이라며 “선점하는 사람이 임자”라고 화답했다.
향후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지지층 확대를 위해 오 시장과의 연대를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 시장은 중도 보수 지지세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여러 후보의 구애를 받으며 대선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일정이 끝나고 한 전 총리가 오 시장에게 기자들과 질의응답 하는 자리에 함께 서자고 거듭 요청했지만, 오 시장이 “주인공이 아니다”라며 거부하고 떠나 다소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앞서 한 전 총리는 출마 선언 직후 국립서울현충원 방문으로 대선 첫 행보를 시작했다. 한 전 총리는 현충탑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우리나라가 갈등과 혼란을 딛고 앞으로, 오직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 전 총리는 이어 김영삼·박정희·김대중·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순서대로 참배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좌나 우로 치우치기보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며 “세상 모든 일에는 공과가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슬기롭게 헤아리시는 분들”이라며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한덕수 국무총리...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서울 현충원에서 참배를 하고 광주 5.18 묘지에 왔는데... 결국 들어가지도 못했죠.
생각해보면... 예상이 된 부분이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국무총리였으니까요.
차라리 영남지방에 가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곳은 환영하지 않겠나 싶으니까요.
광주에서 이런 상황이 나오게 만든 뒤... 과연 이 상황에 대해 다른 유권자들은 뭐라 생각할까요... 그게 한덕수 국무총리의 의도 아닐까 싶죠.
동정을 받는다면 성공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비난을 받는다 하더라도.. 사실 본전이긴 하죠.. 국무총리로 재직하며 남긴 행적이... 결국 탄핵되고 파면된 정권의 마지막 국무총리로서 남긴 행적이... 진보진영은 물론... 호남지방의 상당수 유권자들에겐 좋게 보이지 않았을테니 말이죠.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호남지방을 먼저 찾은게 비난부터 먼저 받아 동정여론이라도 받을려 했던거 아닐까 싶네요.. 이대로 영남지방으로 가면 환영일색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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