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지금부터 전해드릴 뉴스 보시면, 화가 좀 많이 나실 텐데요.
꼬박꼬박 세금 내고 있는 저 역시도 기사를 미리 읽어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바로 서울 시내버스 회사들 얘기인데요.
시민들의 편한 발이 되라고, 해마다 서울시가 버스회사들한테 주는 돈이 3천억 원이나 됩니다.
연료비, 정비비는 물론이구요, 임원 월급까지도 지원해주는데, 물론 이게 다 세금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세금 받아서 버스회사들,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요?
시내버스 회사들의 황당한 실태, 이남호, 김민욱 기자가 오늘부터 이틀동안 현장 취재한 내용 집중적으로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군포에서 서울 사당을 오가는 5530번 버스.
회차 지점인 사당역에 도착하자 승객을 모두 내리게 합니다.
어차피 유턴하는 버스, 그냥 타고 가면 안되냐고 물었더니 그러면 큰일 난다고 합니다.
[5530번 버스 운전기사] "여기선 (운행) 끝났어요. 손님 태우고 들어가면 큰일나요. 손님 태우고 들어가면 난리나요."
손님 태우면 큰일 난다는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 봤습니다.
가스 넣으려고 남태령에 있는 충전소로 들어갑니다.
자기 회사 버스 차고지에 충전소가 없어서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걸까?
5330번 버스를 운행하는 회사로 찾아가 봤습니다.
충전소가 번듯하게 서 있는데, 웬일인지 파리만 날립니다.
[차고지 충전소 직원] "5530은 거의 요즘은 안 들어와요. 보시면 아시잖아요."
심지어 여기는 경기도라 서울보다 가스값도 더 싼데 왜 굳이 남태령에 가서 충전하는 걸까?
[5530번 버스 운전기사] "자세한 설명은 못하겠고 여기하고 (버스회사 대표와) 형제에요."
자세한 설명을 대신 해드리면, 손님들 다 내려놓고 찾아간 남태령의 충전소는 버스 회사 사장 오빠가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차고지에서 넣으면 될 걸 굳이 오빠네 충전소까지 가느라 매번 약 2km를 더 운행하고, 그만큼 가스값도 더 쓰고 있는 겁니다.
돈도 더 들고, 시간도 더 들고 하지만 버스 회사한텐 아무 손해가 없습니다.
버스 가스값은 죄다 서울시에서 세금으로 대주기 때문입니다.
세금 받아서 이런 식으로 회사 운영을 해도 되는지 물으려고 사장을 찾아갔지만, 마침 부재중.
27살인 사장의 딸이 이사로 재직 중이라고 해서 만나려고 했더니 출근도 안 했습니다.
[버스회사 직원] (OOO 이사님 계십니까? OOO 이사님.) "오늘 외부에 계신데…" (언제 나오세요?) "아…"
알고 보니 이날만 안 나온 게 아니라 결근을 밥 먹듯이 한다고 합니다.
[버스회사 직원] "사장 딸이 나온다는 소리도 있었고 근데 몇 번 나오긴 나왔어요. 제가 알기로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회사 사장은 딸이 회사 일을 싫어해서 그렇다고 말합니다.
[버스회사 대표] "이제 회사에 와서 경영수업을… 아직은 어리고 사실은 버스회사라는 게 젊은 애들한테는 매력이 없나봐요."
이런데도 버스 회사 사장과 딸의 월급까지 서울시에서 꼬박꼬박 줍니다.
시민 세금으로 지원금 받아서 가족들끼리 운영하는 버스 회사.
과연 여기만 그런 걸까요.
김민욱 기자가 다른 회사들을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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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의 버스 회사를 찾아갔습니다.
버스 사이에 고급 외제 스포츠카 한 대가 있습니다.
회사 감사인 A씨가 타고 다니는 차인데, 이거 말고도 다른 외제 차 석 대를 더 굴린다고 합니다.
감사이면서 구내식당까지 운영했던 A씨.
그런데 버스 기사들은 A씨가 감사 업무가 아닌, 전혀 다른 일을 한다고 말합니다.
[OO운수 기사] "(감사가) 노무관리 하고 있어요 그냥. 그 자리에 누구 갖다놔도 잠깐이면 배울 수 있는 일이에요. 복잡한 것도 없고."
A씨의 회사 생활을 지켜봤습니다.
하루는 오후 2시쯤 차를 몰고 회사를 떠나더니, 또 다른 날에는 정오도 되기 전에 회사를 나섭니다.
2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집이었는데, A씨는 이날 다시 회사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OO운수 관계자] "꼭 회사에서만 있어야지만 근무입니까?" (밖에서도 하신다?) "그렇지 않나요?"
이렇게 지내도 문제가 안 되나 싶어 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 버스회사는 A 씨 형제의 가족기업이었습니다.
A씨 어머니와 형은 이사, 또 다른 형은 대표이사였습니다.
서울의 또 다른 버스회사.
대표와 감사가 형제인데 지난 2017년에만 대표는 2억, 감사는 1억 2천만 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습니다.
황당한 건, 감사인 형이 또 다른 버스회사 대표라는 겁니다.
그래서 형은 자기 회사에서도 1억 넘는 연봉을 받았습니다.
평일 점심시간 직후 회사를 찾아갔습니다.
역시나 대표는 퇴근했고, 감사인 형은 이곳으로 출근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ㅁㅁ교통 관계자] "차고지가 OO에 또 있어요. 그곳이 (감사가 대표인) XX라는 회사 본사에요. 그곳에서 저희 기사들 관리하고 차 관리하고 정비하는 거 관리하고 그쪽에서 관리하고 있어요."
취재진이 직접 찾아간 가족 기업 버스회사 6곳 가운데, 대표나 친인척 임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개인 기업이라고 해도 직원 눈치가 보일 텐데, 버스회사 임원들은 왜 이럴까?
경영을 엉망으로 해서 적자가 나도 서울시가 메워주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라서 연료비와 기사 임금에 임원들 급여까지 주는 건 물론, 심지어 적정한 수익까지도 모두 세금으로 보장해줍니다.
이런 식으로 매년 세금 3천억 원을 퍼주는데도, 서울시는 노선 조정만 할 수 있을 뿐, 회사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 관여도 못 합니다.
그 사이 버스회사 소유주들은 친족을 동원해 받아낼 수 있는 만큼 급여를 받아내고, 충전소와 구내식당까지 운영하면서 2중, 3중으로 세금을 빼 가고 있는 겁니다.
[김상철/서울시 버스정책시민위원회 전 위원] "1세대에서 2세대로 다 넘어가고 있는 중이거든요. 2세대 사업자가 된 사람들은 대부분 가업을 상속받은 것이지, 정말 전문 경영인이냐. 그렇지 않거든요."
14년 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도입한 시내버스 준공영제.
그동안 3조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해 버스 이용은 편리해졌다지만, 그러는 동안 시내버스는 망하려 해도 망할 수 없고, 단 한 푼 손해도 보지 않으며, 핏줄끼리 뭉쳐 부의 세습까지 가능한, 요상한 사업이 돼버렸습니다.
이남호, 김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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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영제의 폐해가 바로 나타나네요.
부의 되물림으로 점차 않좋아지니 이젠 세습을 못하도록 대책을 세워야 될듯 싶습니다.
아마도 한유총처럼 사유재산이다 우길 것이고 그것은 곧 파업등을 하면서 실력행사 할 것이 뻔하기에 새로운 버스 운영 방법을 찾아야 할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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