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직후 긴급회의 소집도 하지 않고
사무처가 위원장 성명서 초안 올렸는데도 모르쇠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12.3 내란 사태’에서 인권위 사무처의 거듭된 제안에도 성명 발표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 위원장은 사태 직후 즉각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하지도 않아, 시민 기본권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인권위의 역할을 놓고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6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인권위 제출 자료와 내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안 위원장은 지난 3일 밤 긴급사태가 공포된 직후 무장군인들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난입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긴급간부회의 소집 등 아무런 비상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이튿날인 4일 오전 위원장과 이석준 사무총장 직무대행, 국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여 간부회의를 열었으나 내용은 “계엄령이 해제된 상황이므로 향후 동향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우리 직원은 동요하지 말고 각자 맡은바 업무에 매진할 것 당부”한 정도였다고 한다.
4일 오후에는 여러 명의 인권위 사무처 국장과 과장이 위원장실에 올라가 “지금 시점에 인권위원장 성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안 위원장은 “신중하게 생각하겠다”는 태도만을 보이다 성명도 내지 않았다. 같은 날 위원장과 상임위원이 위원장 성명과 직권조사를 논의할 때도 침묵을 지켰다.
인권위는 또 ‘계엄사령부가 발동한 포고령에 대한 인권위 입장’에 대한 서미화 의원실 질의에 대해 “인권위 입장은 검토된 바 없으나, 제23차 전원위원회(9일)에 ‘대통령의 헌정질서 파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인권위 직권조사 및 의견표명의 건’이 제출되어 있다”고만 했다.
이는 남규선 상임위원과 원민경·소라미 위원이 4일 안 위원장에게 제출한 ‘대통령의 헌정 질서 파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및 의견표명의 건’에 대한 긴급안건상정 요청을 가리킨다. 하지만 김용원 상임위원은 5일 상임위에서 직권조사에 대해 “엉뚱한 주장”이라는 태도를 보여, 9일 열리는 전원위에서 직권조사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시민 기본권이 크게 침해됐던 초유의 사태에 대한 안위원장의 소극적 태도에 인권위 내부도 들끓는 모양새다. 인권위 내부망 게시판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안창호 위원장도 국민의 명령에 따라 사퇴해야 한다. 임기보장, 독립성 보장 뒤에 숨을 생각 마라”는 글까지 올라와있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한겨레에 “국민의 인권이 침해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계엄령이 선포된 후 즉시 긴급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다. 4일 자정이 넘어가기 전 소집한 타 부처들과 대비된다”며 “위원장 또는 위원회 명의의 어떠한 성명, 의견서도 없이 일부 위원들이 의견표명을 전원위로 회부시키자 이제서야 땜질식 처방을 하는 시늉만 한다”고 비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윤석열 정권의 국가인권위원회는 감사원과 더불어 정권을 유지하는 기관인게 맞나 봅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에는 신경쓰지 않고.. 그저 정권에 불리하면 입을 닫는 모습을 보이니 말이죠..
윤석열 정권에서 지켜야 할 인권은 아마도 자신들에게 충성하는 이들의 인권일 겁니다.
그러니 윤석열 정권에서 위헌적 비상 계엄까지 해가며... 당을 이용해서 탄핵까지 막아가며 정권을 연장할려 한 것이겠죠.
아마 비상 계엄때 인권 유린 상황이 벌어지고 확대되어도... 윤석열 정권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용할 겁니다..
그들이 움직이는건 아마 야당과 관련된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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