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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논란거리/사회

[강원산불]화마(火魔), 천년사찰 삼킬 뻔했다

by 체커 2019.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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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부 유일의 천년사찰' 보광사, 재산·유물 피해 발생
건물 1채와 창고 2채 전소..아미타괘불도와 경전 450여권 불에 타
"사찰 복구 3~5년 걸릴 듯".."피해액은 집계 불가"

 

강원도 속초시 동명동에 위치한 보광사 전경. 주지스님은 “영랑호를 건너온 불똥이 잔디밭을 3초만에 태웠다”고 전했다.(사진=김보겸 기자)

[사진·글=이데일리 김호준 김보겸 권효중 신상건 기자] 강원도 속초 영랑호에 자리한 사찰 보광사(普光寺). 사찰에 도착하자 마자 느껴진 매캐한 탄내와 검게 그을린 목조 건물의 잔해들이 그날의 참화를 말해주고 있었다.
사찰의 중심인 대웅전(大雄殿)에는 화재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불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 불자는 “화재 피해가 얼마나 컸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말없이 주지스님이 있는 임시 사무동을 가리켰다.

◇“초속 10m강풍에 불길 사찰로 옮겨 붙어”…사설 살수차 3대·급수차 2대 동원해 진화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있죠? 그건 이번 화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보광사 주지스님은 기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날의 긴박함을 알렸다. 지난 4일 오후 11시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등에서 시작된 산불은 보광사에서 20km 떨어진 미시령을 타고 불길이 번졌다.

영랑호리조트 산등성이를 넘어 보광사까지 불길이 내려오는 데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초속 10m의 강풍이 몰아친 탓이다. 불똥은 바람을 타고 호수를 건너 보광사에 이르렀다.

불길은 둘레 7km, 면적 1km의 영랑호를 건너 보광사 사찰과 건물, 창고, 잔디밭 등으로 옮겨 붙기 시작했다. 보광사 관계자는 “119에 신고하자 ‘사람부터 피신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한 대뿐인 속초소방서의 살수차는 속초 시내에 동원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마를 피할 수 있었던 건 사찰 주지스님과 관계자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보광사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설 살수차업체에 ‘무조건 와달라’고 연락을 했다”며 “살수차 3대와 급수차 2대가 동원됐고 보광사가 다 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찰에 작은 불이 붙었었는데 살수차의 도착이 1분이라도 늦었다면 사찰은 완전히 다 타버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조지장보살좌상(왼쪽)과 현왕도(오른쪽). (사진=보광사)

◇보광사 터의 옛 이름 ‘불당골’…“신라시대부터 사찰 존재”

보광사는 1937년에 지어졌다. 보광사를 지은 터는 1000년이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보광사를 지은 터의 이름도 부처의 수제자인 보광불존(普光佛尊)을 모셨다고 해서 붙여진 불당(佛堂)골이다. 이러한 점에 비춰볼때 보광사를 짓기 전부터 이 터에는 오래된 사찰이 있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보광사 관계자는 “보광사 옆에 위치한 영랑호는 신라시대 화랑인 영랑(永浪)의 이름을 딴 호수”라며 “화랑들이 심신을 수련하는 장소로 이용됐다. 즉 보광사 터에 있었던 사찰은 신라시대 지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보광사에는 역사적인 가치가 큰 목조지장보살좌상과 현왕도(現王圖) 등 국보급 문화재들이 다수 보관돼 있다. 이중 목조지장보살좌상은 현재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심사가 진행 중이다. 영화 신과 함께로 유명해진 현왕도는 지난해 강원도 문화재 자료 제173호로 지정됐다.

보광사 관계자는 “불길이 다가오자 두 문화재를 제일 먼저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개인 차량에 싣고 박물관으로 달려서 큰 탈이 없었다. 국보급 문화재를 지킬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재급 유물인 아미타괘불도와 속초박물관에서 보내준 450여 권의 경전은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모두 타버렸다. 보광사의 사무동 건물 1채와 창고 2채도 모두 불에 탔다. 사찰 건물의 대부분이 목재로 지어진 탓에 손쓸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 “속초시와 조계종 현장 실사 기다리는 중”

보광사 뒤쪽에는 총 1만 6500평 정도의 규모의 소나무숲도 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살아남은 소나무는 20~30%뿐이다.

보광사 관계자는 “보광사를 둘러싼 소나무숲이 속초시의 유일한 소나무숲”이라며 “둘레길도 조성할 계획이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보광사 중앙 전각 앞의 100년 이상 된 노송(老松)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보광사 관계자는 “조경업자들로부터 금전 가치가 1억원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던 노송이 화재 이틀이 지나자 이파리가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전체 피해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불에 탄 문화재급 유물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집계를 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며 “사찰을 복구하는데 3~5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보광사는 속초시와 조계종 종단 복지국의 현장 실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강원도 고성·속초·인제에 있는 국가지정문화재는 △보물 11건 △명승(유적과 더불어 주위 환경이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는 곳) 8건 △천연기념물 4건 △국가민속문화재 2건 △사적 2건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산불로 보광사의 문화재급 유물인 아미타괘불도와 속초박물관에서 보내준 450여권의 경전이 모두 불에 탔다. (사진=김보겸 기자)

신상건 (adonis@edaily.co.kr)


고성 산불에 사찰도 예외일 수 없었습니다. 보광사가 이번 산불에 영향을 받아 결국 아미타괘불도와 경전이 소실되었습니다.

 

불교를 믿는 분들에겐 안타까운 사건일 것입니다.

 

그래도 주지스님과 관계자들의 발빠른 대처로 모두 소실되는 것은 막았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것이라도 잘 지켜져야 하겠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유물들을 박물관에 보관하고 복제본을 사찰에 두는 것이 어떠할까 생각합니다.

 

돌에 새겨진 불상등은 그대로 두되 경전이나 불화등은 박물관등에 보존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입니다.

 

문화재는 원래자리에 있어야 빛이 나긴 합니다. 하지만 경전등은 불교를 연구하는 학자나 스님들에게도 필요할 터..그리고 불화또한 미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부터 불화를 그리는 화가까지... 많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니만큼 안전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산불로 유물이 소실된 보광사에 위로를.. 그리고 노력끝에 보광사를 지켰기에 수고하셨다는 말을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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