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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논란거리/사회

SNS 유명 카페 '도플갱어'에 속앓이

by 체커 2018.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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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씨가 운영하는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오른쪽 사진)와 실내장식을 도용한 카페. 김권씨 제공


“손님이 가게 곳곳을 엄청 촬영하길래 블로그에 올리려는 것인 줄 알았어요.”

2016년부터 서울 송파구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한 김권(39)씨는 올해 초 단골로부터 “다른 동네에 분점을 냈느냐”는 질문을 받고 어안이 벙벙했다. 김씨 카페의 트레이드마크인 그릇 선반과 벽면 타일은 물론 조명, 커피잔, 빳빳하고 누런 종이 재질 차림표까지 판박이 카페가 용산구에 있다는 것.

해당 카페를 찾아간 김씨는 자신의 가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문제의 카페 주인은 몇 달 전 김씨 카페를 방문해 가게 내부 구석구석을 찍던 손님. 평소 김씨 카페의 소박한 인테리어에 반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는 고객이 많았기 때문에 당시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김씨는 “카페가 너무 예뻐서 (베꼈다)”라는 카페 주인의 해명에 할 말을 잃었다.

우여곡절 분쟁 끝에 해당 카페는 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인테리어 일부를 고치기로 합의했지만, 김씨는 착잡했다. “그나마 우연히 적발돼 대응할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영업하는 곳이 여기뿐이겠느냐”는 것이다.

특유의 인테리어와 참신한 메뉴로 SNS에서 유명세를 얻은 영세요식업자들이 손쉽게 아이디어를 도용해 영업하는 ‘도플갱어(누군가와 똑같이 생긴 사람)’ 업체들 탓에 속앓이하고 있다. 인테리어나 메뉴, 아이디어를 베껴 영업해도 고객들은 누가 원조인지 알아차리기 어렵고, 피해 업체 역시 누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알기 힘들어서다. 유명 카페를 찾아 다니며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게 취미인 직장인 이재은(29)씨는 “누가 봐도 도용한 티가 나는 카페가 정말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방문한 경기 수원시 한 카페는 서울의 유명 카페를 세 곳이나 베꼈더라”고 귀띔했다.

아이디어 도용 업체를 적발해도 상대가 ‘우연의 일치’라고 얼버무리거나,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대응이 어렵다. 영세업자들은 도용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기나긴 소송을 이어갈 여력도 없다.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등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대기업과 달리, 영세업자들은 구제받을 법적 수단이 마땅치 않다. 예컨대 외관, 실내장식 등을 보호하는 부정경쟁방지법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이란 단서를 달아놓는 바람에, 영업지역이나 범위가 한정된 영세업자는 아예 제외되는 식이다.

디저트를 만두찜기에 담아주는 것으로 유명한 부산의 한 카페 대표는 “제 아이디어를 도용해 똑같은 스타일로 디저트를 제공하는 업체를 봤다”며 “누구에겐 작은 부분일 수 있지만 완성품을 내기까지 준비하고 노력한 과정과 시간을 돌이켜 보니 허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조용순 한세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어느 정도 유명세를 얻은 독창적인 아이디어까지 보호하는 방향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권씨가 운영하는 카페 차림표(오른쪽 사진)와 도용 분쟁이 있었던 카페의 차림표. 김권씨 제공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mailto: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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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의 초상권을 보호하는 것처럼 각각의 상인들의 독창적인 인테리어에 대해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이를 뒷받침해줄 제도가 필요하겠네요..

특허권을 보호하는것처럼 인테리어를 찍어 그대로 상표로 인정하는 방법은 없는건지...

그리고 그렇게 배껴 이익을 얻었다면 그 이익금의 일부를 원 디자인 사장에게 지불하게 하는 강제조항을 만들 수 없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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