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혼란]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장
“정부, 대화 원하면 압박 멈춰야
병원에 남은 전공의들 결정 존중”
“저도 어떻게 (사태를) 수습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34)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제가 뛰쳐나가라고 해 나간 게 아니고 갑자기 우르르 다 나가 버린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3년 차인 박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사직서를 냈고 이후 전공의 다수가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이탈했다. 정부는 1일 박 위원장 등 13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공시 송달하며 면허 정지 및 고발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정부와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는 박 위원장은 “정부가 구속 수사를 얘기한 상황에서 그 대상은 저일 확률이 높다. 두려운 마음”이라면서도 “계속 각종 명령만 내리면서 어떻게 전공의와 대화를 하겠다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대화를 바란다면 정부가 먼저 압박을 멈춰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또 “대화를 할 의향은 항상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대화 재개 조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제가 잠도 제대로 못 자며 협의체에 참석해 요구한 ‘전공의 24시간 연속근무 금지’ 같은 경우 정부가 시행령으로 당장 하면 된다. 그런데 필수의료 패키지에는 시범사업으로만 담겼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정부도 저도 (전공의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연속근무 금지 등을 명문화해 박 위원장이 ‘정부와 대화해야 한다’고 말할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정부에 대해 가진 불신과 분노, 좌절이 크다”며 “특히 필수의료 분야의 경우 진짜 안 돌아갈 수도 있다. 당장 저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게 제 안녕을 위해서 바람직한지 헷갈린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공의 내부에서 병원에 남아있거나 복귀한 이들에 대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선 “사직은 각자가 선택한 사안이며 병원 근무를 지속하는 것 역시 본인의 결정”이라며 “저는 현재 근무 중인 전공의 선생님들을 비난할 의사가 없으며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정부가 8일부터 업무 영역을 확대한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시범사업에 대해선 “전공의처럼 ‘말 잘 듣고 싸게 부릴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번 지침에서 풀어준 중심정맥관 삽입 같은 경우 오래 교육을 받은 레지던트 2년 차 이상에서 하는 행위”라며 갑자기 결정된 간호사 업무영역 확대가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 왜 필수의료 전공의 과정을 택했나.
“의사 국가시험에 통과해 의사 면허를 받으면 법적으로 의료 행위가 가능하다. 그러나 학생 때 배우는 것만으로는 의사 생활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눈앞에 있는 환자에게 무엇이라도 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서 응급의학과를 선택했다. 환자들에게 즉각적으로 도움을 주고, 회복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 전공의 생활은 어땠나.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부담이 있었다. 많이 근무한 주는 120시간까지 일했다. 36시간 연속 근무가 때는 쪽잠을 잤다. 당직이 끝나고 집에서 4시간, 6시간만 자고 출근했다. 응급실에선 순간의 판단이나 선택에 의해서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 있다. 그런 책임감이 무겁다 보니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좀 더 좋아질 수 있을까 늘 생각했다.”
― 전공의 수련 과정을 평가해 달라.
“전공의들은 피교육자이기 바라지만 노동자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 (현재 전공의들은) 체계적 교육 시스템 없이 밀려 오는 환자들을 보기만 하고 있다. 대부분 어깨 너머로 배우거나 주위에 물어가며, 혹은 각자 책을 찾아보며 배우는 정도다.”
―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온 이유가 뭔가.
“(극한의 상황이다 보니) 필수의료과 전공의들은 ‘오늘 그만둬야 하나, 내일 그만둬야 하나’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가) 방아쇠가 된 것 같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지기도 하고 다들 분노하고 좌절하면서 ‘진짜 그만 둬야 하나’라는 생각이 많아진 게 아닌가 싶다.”
―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를 많이 안 했나.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석했지만 우리가 이야기 한 내용들이 얼마나 반영이 됐는지 모르겠다. 전공의 24시간 이상 연속 근무 금지 같은 경우에는 정부가 시행령으로 당장 하면 된다. 그런데 필수의료 패키지에는 시범사업으로만 담겼다.”
― 24시간 이상 연속근무 금지를 시행령으로 만들면 정부와 대화할 의향이 있나.
“그것으로 될 일은 아니다. 저희가 요구한 것은 여러 가지다. (대화에) 복귀할 의향은 전공의마다 너무 다 다르다. 정부도 저도 (전공의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공의들은 그만큼 지금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와 좌절이 팽배한 상태다. 특히 필수의료과 사람들은 진짜 안 돌아갈 수도 있다. 당장 저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게 제 안녕을 위해서 바람직한지 헷갈린다.”
― 현장에 복귀할 의향이 없나.
“의료 현장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가면 응급실에서 느꼈던 구조적인 문제는 더 심화될 것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내용을 보면.. 의사들 이외.. 많은 이들은 뭔가를 느낄겁니다.
저들의 머릿속에는 정작..[환자]가 없다...
전형적인 노조의 파업과정과 비슷합니다. 이럴거면 왜 전에 많은 이들이 파업하는 노조를 그리도 비난을 했는지 이해가 힘들죠.
더욱이.. 노조는 기업을 상대로 파업이라도 하지... 의사들은 정부를 상대로 파업을 하니 말이죠. 이는 노조법 위반이죠.. 애초 노조도 만들지도 않은 의사들이기도 하고요..
아마 나중에 파업등을 하는 보도에 많이도 언급될 것 같네요.. 써먹기 좋은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보도이니...
저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이 지켜야 할 자리를 나왔습니다. 그러다 정부에서 이를 압박하니... 왜 압박하냐 따지죠.. 모든걸 정부탓으로만 돌립니다. 단체행동을 했음에도 그저 개별행동을 했다고 딴소리를 하죠..
그리고.. 파업이 끝난 뒤에.. 같이 행동을 한 이들을 어찌 수습할지 걱정합니다.
그때까지 내팽겨친 환자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말이죠.
그래서... 현정권을 지지하는 이는 물론이고.. 지지하지 않는 이들도 현정권을 지지하는 이유가 저런 이들... 파업을 지속하지 못하게 누르는 것을 찬성하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아마 그들이 다시 일선에 돌아가도.. 차가워진 환자들의 시선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 이들이 그 현장에서 나와 따로 의원을 차려 영업을 해도... 몇몇은 그런 이들에 대한 비난을 지속할지도 모르죠..
환자들의... 그리고 일반 국민들의.. 의사에 대한 신뢰감은 이번 사태를 통해 상당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봅니다.
아마 그런 분위기는... 이후 의사들을 상대로 한 범죄뉴스에서 국민들의 반응을 통해 여실히 드러날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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