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년 전 발생한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동생이 법정에서 2차 가해를 겪었다며 피해를 고백했다.
지난 9일 MBC 'PD수첩'에 따르면 밀양 사건 피해자 이수진, 수아(가명) 자매가 출연해 당시 수사, 재판 과정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방송에 따르면 2003년 13세였던 수아 씨는 온라인에서 18세 남학생을 알게 됐다. 수아 씨는 한 살 터울인 언니 수진 씨와 함께 밀양으로 향하면서 가해자들의 괴롭힘이 시작됐다.
당시 알코올중독이자 폭력적이었던 아버지가 무서웠던 수진 씨가 가해자들에게 '전화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으나, 가해자들은 "그럼 빨리 밀양 와"라고 하면서 자매를 조롱했다.
결국 수진 씨의 선택지는 밀양뿐이었고, 혼자 가기 무서웠던 수진 씨는 동생을 데리고 밀양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이후 뒤늦게 이 씨 자매의 이모가 피해 사실을 알아채면서 밀양 가해자들의 범죄는 끝이 났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이 씨 어머니는 "절대로 둘째는 성폭행당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성폭행당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은딸에게 '너는 그런 일이 없었느냐'고 물었더니 가해 학생들이 '너는 뚱뚱해서 싫다'며 갖고 있던 용돈을 빼앗아 가고 얻어맞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동생 수아 씨는 "(밀양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적 있었는데 가해자 측 변호사가 내 이름을 얘기하면서 '본인은 왜 성폭행을 안 당한 것 같으냐' '혹시 뚱뚱해서 안 당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며 그 말이 끝나자마자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수의를 입은 가해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고 회상했다.
당시 피해자 최초 상담자인 김옥수 씨는 "재판 기록을 보면 '가해자가 진학을 앞두고 있다' '취업을 앞두고 있다' '장래를 위해서' 이런 말들이 있다. 근데 그 판결문을 보면 정말 가해자 입장은 잘 배려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판결문에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현재 충격에서 벗어나 평온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적혀있었다.
이와 관련 김 씨는 "(피해자가) 여러 번 자해 시도를 했고 서울로 올라갔을 땐 지하철만 보면 뛰어들려고 했다더라"라며 "그런 것들이 평온한 생활이라고 받아들여지냐. 지금도 그 당시의 판사님께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피해자가 잘 지내고 있다는 주장은 누가 했을까? 피해자를 조력했던 상담소들이나 대책위나 피해자 엄마나 아무도 피해자 잘 지내고 있다고 그 당시에 말할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주장을 누가 한 것이고 재판부가 그 주장이 누구의 주장인지를 헤아리지 않고 그걸 인용했다는 것은 피해자 의사 고려를 굉장히 형식적으로 했거나 완전히 피해자의 이익에 반대되는 방식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을 조사했던 경찰들의 근황은 어떨까. 당시 울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밀양 사건으로 인사 조처된 경찰관들 가운데 수사실무팀은 이후에도 다시 수사라인에 투입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서는 수사 라인에서 영원히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이들은 1년 뒤 전원 복직됐다고 한다. 이후 수사 라인으로 복귀하는 일들이 벌어졌고 현재도 경찰에 몸담은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by@news1.kr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중에 제대로된 처벌을 받은 이들은 1명도 없다고 확인되는데... 이제사 그 가해자들의 일부의 신상이 공개가 되서 다시금 회자되고 있죠..
피해자는 지금도 고통받고 있고요..
가해자 뿐만 아니라... 가해자들을 수사하는 경찰부터 처벌을 결정하는 판사까지 죄다 문제였다는 것이 드러나 있네요..
가해자들은 물론.. 수사를 한 경찰부터 판사까지... 아직도 잘먹고 별다른 걱정없이 살고 있겠죠..
천국과 지옥이 실제로 있을까 싶지만... 있다면 최소한 저들은 지옥은 예약한 이들이 아닐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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