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무위원 전원이 반대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만류했던 것으로 30일 파악됐다. 실질적인 안건 심의 없이 요식행위로 회의가 소집되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까지 선포하자 국무위원들은 ‘정상적인 국무회의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눴다고 한다.
이 전 장관은 지난달 경찰 조사에서, 비상계엄 계획을 알게 된 국무위원들이 이를 반대하자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윤 대통령을 찾아가 “진짜 안된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다. 국무위원 전원이 반대하고 있다”며 말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를 묵살하고 비상계엄 선포를 강행했다.
“국무위원 전원이 반대”했다는 이 전 장관의 진술은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동의한 국무위원 몇몇이 있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헌법재판소 진술과도 배치된다. 지난달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무회의에서) ‘반대’라는 표현을 쓴 분은 두어명 정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반대 의견이 많지 않았다는 취지의 본인 발언과도 다른 내용이다. 12·3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은 11명이다.
이 전 장관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안건제안, 제안이유 설명, 안건토의, 의결과정이 있었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모두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장관은 경찰 조사에서 국무회의 성립 여부에 대해 “사법적 판단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비상계엄 선포 직후 몇몇 국무위원들이 ‘실제 국무회의가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느냐’며 당혹스러워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국무회의를 합법적인 절차로 볼 수 있는지 관련 판례들을 찾아보라고 행안부 의정관 등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12·3 비상계엄 선포가 절차적 적법성조차도 확보되지 못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또한 윤 대통령은 당시 국무회의도 거치지 않고 비상계엄을 선포하려고 했는데 한 총리의 설득으로 국무회의를 열었고, 당시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를 열면 대국민 담화 시간도 늦출 수 있고 그 시간 동안 윤 대통이 비상계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는 이 전 장관의 진술도 경찰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 전 장관은 경찰 조사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한겨레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한 사실은 숨겼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허석곤 소방청장과 통화하며 무엇을 지시했느냐’는 경찰의 추궁에 이 전 장관은 “사건사고 들어온 것이 있냐, 국민들 안전을 각별히 챙겨달라고 말한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최근에 진술했다는 내용은 아닙니다. 비상 계엄 사태가 끝나고.. 이후 경찰조사에서 이러했다고 한 것을 이제사 보도한 내용입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 관련 진술을 하면서 국무회의에 참여한 국무위원 모두 반대했다는 내용으로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는 비상 계엄의 발동 절차 자체가 위법성이 있다는걸 의미합니다.
이젠 많이 알려져 있겠지만... 비상 계엄이라는건 단순히 헌법상 대통령이 가진 권한이라 해서... 그냥 나가서 [비상 계엄 선포합니다...]라고 발표해서 발동되는 성질이 아닙니다.. 국무회의에서 비상 계엄이 필요하다고 결의가 되면... 국무총리가 나서서 비상 계엄을 건의하고 대통령이 선포합니다. 그 과정중에 계엄사령부가 조직되고 계엄사령관을 국무회의를 통해 정하며... 계엄 포고령을 작성하여 계엄사령관 명의로 포고하게 됩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중에.... 처음부터 아예 비상 계엄 발동 조건이 되지 않았다는걸 의미하는 보도입니다. 그리고 이 보도는 앞으로 있을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재판과.. 법원의 재판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될만한 내용이기도 하고요..
현재는 이상민 전 장관은 관련해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었습니다. 청문회 과정에서도 증언거부로 일관했고요.. 그래서 이제사 선긋는거냐는 보도제목은 내용을 봤을땐 적절하지 못한 제목으로 보입니다. 진술은 2024년 12월에 나온 것인제.. 이제사 그때 진술내용을 거론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버리냐는 제목은 앞뒤가 좀 안 맞네요..
그나저나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이상민 전 행안부장관은 청문회등에서 관련해서 증언을 거부하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에 불리할 발언은 안했는데... 그럼에도 이미 2024년 12월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는 선긋고 거리를 두고 있었던거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미 한쪽발은 완전히 뺀 상태라는 거죠.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움직였던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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