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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논란거리/사회

'로켓배송 현실' 유튜브 올렸다가 두 달 대기발령

by 체커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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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쿠친 노동자 천민호 "더 이상 불합리함 견딜 수 없었다"..회사 "정보보안 사규 위반"


[김종훈 기자]

▲  쿠친 천민호씨가 지난 2월에 발표한 '로켓배송 근로자의 현실'ⓒ 다준다연구소 캡처화면

"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최장기간 자택 대기발령과 정직 징계를 받았다."  


2020년 6월부터 쿠친(전 쿠팡맨) 주간조로 일하고 있는 천민호씨가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올린 말이다. 그의 말대로 쿠팡은 천씨에게 두 달이 넘는 대기발령과 정직 7일 징계를 내렸다. 이유는 하나, 쿠팡과 관련된 영상을 임의대로 유튜브에 올렸기 때문.

앞서 천씨는 1월 30일 <다준다연구소> 의뢰로 '로켓배송 근로자의 현실-천민호 현직 쿠팡노동자'라는 제목의 39분 23초짜리 영상을 촬영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2월 8일 유튜브에 업로드 됐고 18일 현재 1만 8000회에 육박하는 조회수와 200여 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영상 게시 이틀 후인 지난 2월 10일 퇴근 무렵 천씨는 쿠팡으로부터 '2월 11일부 자택 대기발령' 통보를 받는다. 사유는 대외커뮤니케이션 정책 및 정보보안 등의 사규 위반 행위. 이후 천씨는 3월 3일 쿠팡 천안지점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3월 29일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쿠팡 본사 인사위원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지난 4월 14일 '정직 7일'의 징계를 받았다. 현재 그는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징계가 부당하다'며 진정을 접수한 상태다. 

무슨 영상 올렸길래?

천씨는 1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생각보다 너무 과하게 (징계처분 결정이) 나와 놀라긴 했지만 솔직히 징계 받을 걸 예상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 관련 영상을 촬영하고 올린 것은 더이상 쿠팡에서 겪는 불합리함을 견딜 수가 없어서"라고 설명했다.

천씨는 영상에서 쿠팡에서 '노동자들이 왜 계속 그만두는지', '배송 과정에서 회사로부터 어떤 압박을 받는지', '부상을 당해 산재 신청을 하면 무급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 등을 강조해 현장 배송기사의 눈으로 쿠팡의 노동현실을 고발했다. 

"쿠친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사지에 몰린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19 시대, 사업이 망해서 오거나 직장이 사라져서 오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벌이가 급한 노동자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 정해진 가구수에 맞춰 배송해야 하니 계속 뛰고 또 뛸 수밖에 없다. 그러다 사고가 나고 다치고 인대가 나간다. 하지만 병원 가서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 돼도 회사는 다쳤으니 무급으로 쉬라고 한다. 어떻게 버티나. 나갈 수밖에 없다."
 

쿠팡 쿠친은 수습 기간(라이트) 3개월을 거친 뒤 1년 되는 시점에 중간계약을 한다. 그리고 총 2년이 되는 시점에 정규직으로 전환이 된다. 이로 인해 2020년 10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직고용을 활용하고 있는 쿠팡 등의 사례를 참고해 택배종사자들의 주5일 근무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모범사례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월 국민연금공단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1월 1455명이 쿠팡을 떠났다. 쿠팡은 그달에만 3048명을 새로 뽑았다. 

이에 대해 천씨는 "2년 차에 정규직 평가를 받는다. 과거에 비해 쉬워졌다고 말하지만 1년을 버틴 근무자들이 많지 않다"면서 "캠프(쿠팡은 택배 집하장을 '캠프'라 부름)에 가보면 1년 미만이 태반이다. 다들 일하다 힘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친은 계약직 노동자가 90% 내외다. 정규직 기준인 2년을 버티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너무 힘이 들어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쿠팡 역시 이를 알고 계약직만 계속 늘리며 악용하고 있다."

지난 일 년 쿠팡노동자 8명 사망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2021년 현재까지 쿠팡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노동자는 총 8명이다. 

2020년 3월 47세 택배노동자가 배송 중 빌라계단에서 쓰러져 사망했고, 2020년 10월 27세 노동자가 야간근무 마친 뒤 새벽에 집에서 사망했다. 2021년 1월에는 50대 노동자가 쿠팡물류센터 동탄점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3월에는 쿠팡 새벽 배송을 담당하던 40대 노동자가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같은달 25일에는 배송업무 2일차의 노동자가 근무 중 쓰러져 숨졌다.

천씨는 "안타깝다"면서 "일하다 죽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건강검진 개인정보를 노동자들에게 요청했다. 이유가 무엇이겠나. 건강검진 정보를 보고 취업을 미리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씨는 '노동자들이 부당한 현실에 대해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계약직이라 아무리 힘든 상황이어도 계약이라는 압박에 항상 노출돼 있어 쉽지 않다"면서 "업무 중 작성하게 되는 '사실확인서'는 노동자를 제어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나 역시도 6월 5일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노동부에) 진정도 올리고 영상도 게시한 터라 과연 재계약이 될지 걱정이 앞선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지난 4월 13일 발급된 천씨 징계처분 결정 통지서에는 "(천씨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통해 회사의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부정확한 사실을 게시한 행위 및 행위의 중단을 요청한 회사의 지시에 불응한 행위, 캠프 내에서 촬영을 한 행위, 기타 이와 관련해 대외커뮤니케이션 및 정보보안 관련 사규 및 업무상 지시 위반 행위"로 인해 징계처분이 내려졌다고 적시됐다.


 

 

쿠팡의 숨겨진 면..

 

쿠팡맨중.. 정규직이 될 수 있는 2년을 버틴 이들은 없다..

 

사고가 나고.. 다치면.. 무급휴가를 받아 치료받아야 한다.. 결국 산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임..

 

힘들어도.. 회사에서 해주는 것이 없다는 내용..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몸값을 올렸다 한들..그렇게 만들어준.. 현장에서 막말로 몸을 갈아넣은 쿠팡맨들에게는.. 특히나 2년도 안되서 나가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선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들릴 뿐.. 혜택은 없다는 것..

 

얼마전.. 쿠팡에선 쿠팡맨에게 자사주를 지급한다고 밝혔었는데.. 과연 쿠팡맨중.. 그 자사주를 받은 이들은 얼마나 될까 싶군요..

 

이전에 몇번 이용하다 그만두었는데.. 앞으로도 이용은 꺼려지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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