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 없어 9천평 마늘 밭 수확 포기..일당 20만 원으로 치솟아"
[현장] 17일 농민의 길 청와대 앞 기자회견 "코로나로 농가일꾼 줄어, 인력대책 마련해야"
[신나리, 이희훈 기자]
"어제, 경북 의성의 한 농가가 마늘밭 9000여 평을 갈아엎고, 수확을 포기했다. 일하기로 한 인부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꾼이 귀하니 일당은 매일 1만원씩 오른다. 어제는 일당이 17만원이었는데, 오늘은 18만원이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니 내일은 또 1만원이 오를 것이다. 그런데도 (농촌에는) 사람이 없다."
김경수 마늘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협회에서 직접 (경북 의성의) 농가 상황을 보고왔다"면서 "최근 잦은 비로 수확작업이 길어지고 마늘의 질이 떨어져 제 가격을 받기 어려웠는데, 일꾼도 없으니 농사를 포기한다더라"고 농가가 겪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제주, 경남 합천의 농부들이 17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에 모였다.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의 연대체인 농민의 길은 정부에 "농촌인력난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외국인노동자 등 농업노동력을 중개하는 인력사무소가 인건비를 올리는데 한몫 하고 있다"면서 "(인력사무소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내국인 고용을 늘리기 위한 범정부차원의 시스템 구축도 요구했다.
"코로나로 외국인 노동자 몸값 치솟아"
"1000평 마늘농사를 지으면 뭐 하나. 수확할 수가 없는데. 한 때 농촌에서 일손은 60~70대가 책임졌다. 그런데 지금은 이들마저 고령화돼 80~90대가 됐다. 코로나 전에는 이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가 대체했지만, 코로나로 외국인노동자마저 쓸 수 없게 됐다."
제주에서 소를 키우며 마늘 농사를 짓는 한경례 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부회장은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언급했다. 코로나로 '외국인 계절노동자'(3~5개월 단기간 고용)의 입국이 막혀 농가의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적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군 장병, 공공기관의 손을 빌리기도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제주도내 농가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96명을 신청했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단 1명도 입국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내 취업 중인 외국인 노동자는 2200명(2021년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의 3000~4000 여명보다 1000여명 이상 줄었다.
이렇다보니 외국인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 치솟고 있다. 농민의 길에 따르면, 지난해(2020년)의 일당은 7~10만 원이었지만, 코로나 확산 이후 17~20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올랐다.
경남 합천에서 농사를 짓는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최저임금 1만원이 안되는데, 농가에서는 시급 2만원 이상을 주고 사람을 쓴다"라면서 "그런데도 일할 사람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력사무소가 외국인노동자의 몸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일꾼이 모자란 농가현실을 이용해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 정책위원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외국인노동자 고용과 관련해 인건비 기준을 마련하는 등 문제해결을 해야 한다"라면서 "시급 2만원 이상을 받으려는 인력사무소를 고발할 생각도 있다"라고 말했다.
날씨도 농가의 시름을 더한 원인이 됐다. 최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비가 내린 탓에 수확작업이 지연되고 작물의 품질은 떨어진 것이다. 한경례 부회장은 "수확량이 적을 수록 양파, 마늘의 가격이 올라간다. 결국 농가의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농민의 길은 "현재 농가는 공들여 키운 농산물을 수확하는 기쁨을 느낄 새가 없다"며 "정부가 중소상인에게 청년일자리를 지원해주듯 농촌인력을 수급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캄보디아 노동자의 울분 "150만 원 주면서 비닐하우스 숙소비 45만 원 공제"
17일, 청와대 앞에서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보장' 요구 회견.. 노동부 지급 가이드라인 위반
[김종훈, 이희훈 기자]
"깻잎밭에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가 없다. 그런데 근로계약서에는 점심시간 한 시간을 포함해 3시간 휴식이 적혀 있다. 도대체 언제 쉬었다는 건지 모르겠다."
17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선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A씨는 자신의 처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곁에 선 동료 B씨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2017년 한국에 왔다는 B씨는 "샌드위치 패널로 된 비닐하우스 숙소에 사는데 한 달에 45만 원씩 기숙사비로 월급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그리고 매해 5만원씩 고용주 마음대로 숙박비를 올려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B씨가 항의하자 고용주는 "그런 말할 거면 나가라. 미등록 상태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하루에 10시간 상추 따는 일을 했다. 한 시간에 다섯박스 분량 22kg을 따지 못하면 고용주는 욕을 한다. 하루에 220kg을 채우지 못해도 욕을 한다. 오전 6시에 일을 시작해 오후7시까지 계속해야 한다. 한 달에 두 번 쉬며 일했다."
이날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청와대 앞에 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이주노동자단체 회원들은 '최저임금 차별금지를 요구하는 이주노동자 당사자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사회는 이주노동자들을 가장 손쉬운 착취대상으로 삼고 있다"면서 "국적에 따른 저열한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요구안으로 ▲고용노동부 '외국인근로자 숙식정보 제공 및 비용징수 관련 업무지침' 폐기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별 반대 ▲선원 이주노동자 동일한 최저임금 적용 등을 내세웠다.
전기 매일 끊어지는 숙소... 150만원 급여에서 '45만 원' 공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B씨는 자신이 한달에 45만 원 공제되는 숙소 상태에 대해 자세히 증언했다.
"비닐하우스 숙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주 전기가 끊어진다는 점이다. 에어컨이 있기는 하지만 켜는 순간 바로 정전이 된다. 비닐하우스가 전기용량을 감당하지 못해서다. 이곳에서 여섯명이 살고 있다. 그러면서 고용주가 항상 하는 말이 에어컨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B씨는 "전기가 단전되는 상황은 겨울에 더 심하다"면서 "전기열선이 바닥에 있는데 조금만 틀어도 꺼져버린다. 온수도 전기가 작동하지 않으니 얼음처럼 차가운 물로 항상 씻을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노동부 숙식비 징수 지침을 명백하게 위반한 사례다. 노동부 숙식비 징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임시주거시설의 경우 월 통상 임금의 8%를 넘게 지불을 요구할 수 없다. 식사를 모두 제공한다 해도 월 통상임금의 13%를 넘길 수 없다.
45만원의 숙박비를 징수당한 B씨의 경우, 징수금액 비율대로 했다면 최소 360만 원 수준의 급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B씨의 경우 150만 원 수준의 급여만 받았다.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외국인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반드시 내국인근로자와 동일하게 할 필요는 없으며 경력 및 생산성에 따라 차등해서 지급할 수 있지만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명시됐다.
"2021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액은 시간급 8720원이고, 이는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 없이 전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수준을 낮춰서는 안 된다."
기사 2개를 붙였습니다..
하나는 외국인 일꾼이 없어 일당이 치솟고 있다는 내용.. 외국인노동자들을 구할 수 없어 청와대 앞에서 하소연을 하는 내용입니다..
또하나는 일하는 곳에서 열악한 숙박시설을 제공하고 월급에서 숙박비를 공제하고..근로계약서에도 명기된 휴식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 열악한 노동환경을 토로했습니다..
어느장단에 맞춰야 할까요? 싼값에 열악한 숙박시설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일을 하게 해놓고.. 이런 환경에서 일할 이들 없어 임금이 상승한다는 내용으로 보면 될까요?
그리고.. 한쪽은 임금이 올라간다 하는데.. 한쪽은 최저임금을 보장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기자회견을 하는 한쪽은 고용인쪽.. 한쪽은 외국인 노동자쪽입니다.
농민단체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쉽게 한국으로 들어와 일할 수 있도록 요구합니다. 계절마다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인력투입이 필요한 시기가 있습니다. 수확시기죠.. 이때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 합니다.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중에는 불법체류자들도 있을테지만.. 합법적으로 일정기간 취업비자를 받아 와서 일하는 이들이 있을텐데.. 이들이야 일자리가 있어 들어와 일을 한다면 좋긴 하겠죠..
하지만 이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최저임금 이상을 받지 않았다면.. 그래서 이들이 그 업소나 농촌.. 어촌에 가지 않는다면.. 다시 외국에서 노동자들을 끌어들인다 한들..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일에 대한 정보가 퍼져 있을텐데.. 이를 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과연 그곳으로 가서 오랫동안 일을 할까요?
한국인들도 이런 사실을 알기에 그리 쉽게 농촌.. 어촌에 발을 들이진 않습니다..일이 쉽게 볼 수 없는 것도 있고요.. 물론 그동안 농업을 해왔던 어르신들이 참여하긴 하지만.. 참여한 어르신들이 받는 일당과 노동환경등은 아무래도 외국인 노동자들과는 좀 다르죠..
공교롭게도 두 기사 모두 같은 일자에 발행된 뉴스이고..두 기자회견 모두 오전에 청와대 앞에서 한 기자회견입니다. 하나는 농민단체.. 또하나는 이주 인권단체에서 기자회견을 한 뉴스입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두 단체가 만나 뭔가 대화를 했을까 싶습니다.. 이해당사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두 뉴스 모두.. 두 단체가 협의를 했다는..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는 등의 추가 보도는 보이진 않네요..
농민단체는 수확등을 위해 당장에 누굴 고용하고 싶고.. 이주 인권단체는 누구로부터 최저시급이상의 급여와 열악하지 않는 노동환경을 요구하는 걸까 싶군요..
알고보니.. 바로 옆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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