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만에 정화완료"…'尹 옹호' 댓글부대의 정체[이슈시개]
"20분 만에 정화완료. 남성연대 화력클라스".
네이버 뉴스 댓글창을 한 단체가 장악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20여 분. 지난달 4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100여 명의 회원과 이수정 교수의 퇴진 집회를 열어 주목받았던 '신남성연대' 얘기다.
'신남성연대'는 남성 인권을 신장시키겠다며 이전부터 여성가족부 폐지를 강력히 주장했던 단체다. 이 단체는 지난 7일 윤석열 대선후보가 페이스북에 여가부 폐지를 공약하자 본격적으로 지지 활동을 전개했다.
문제는 이 단체가 네이버 뉴스 댓글창을 윤 후보 지지 활동 수단으로 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이 단체는 최근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와 메신저의 하나인 디스코드에 대선 관련 기사를 캡처해 올리며 이른바 '좌표'를 찍고 있다.
18일 신남성연대는 유튜브 커뮤니티와 디스코드를 통해 CBS노컷뉴스의 <'尹 무속 논란' 건진법사 속한 단체, 소 가죽 벗기며 제물(1월17일자)> 제하의 기사를 저격했다.
이른바 '언론정화팀'을 운영하는 신남성연대는 이날 디스코드에 "비추로 베플 내립시다. 이런 프레임은 지겹지도 않나. 잠을 못자게 하네"라며 "현재 온라인 상태에 계신 분들이 비추 한방씩만 먹이면 저 말도 안되는 프레임질 댓글 내릴 수 있습니다. 화력전에서 밀리지 말고 반드시 여가부 폐지 따냅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실제 이 글이 올라온 이후 해당 기사엔 비난성 댓글이 줄지어 달리기 시작했다.
특히 신남성연대 마크를 사용하는 한 누리꾼은 "김건희 7시간으로 역풍 맞으니 무당으로 거짓 선동질하는 역겨운 좌O들과 언론 지라시들"이라는 댓글을 남겼는데, 이 댓글은 현재 5천여 개의 '공감(추천)'을 받아 댓글창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신남성연대가 나서기 전 2천여개의 순공감을 받아 댓글창 상단에 위치해 있던 "끔찍하다. 최순실은 순한맛이었다"는 내용의 댓글은 순식간에 1천여개의 비공감을 받아 댓글창 하단으로 내려갔다.
네이버 뉴스에선 공감 수가 많은 댓글 순서대로 댓글창 상단에 노출되는 시스템이 적용된다.
해당 기사 댓글창엔 또다른 신남성연대 회원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댓글들도 보였다.
댓글창 상단에 위치한 댓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1분여 차이를 두고 올라왔는데,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이중 일부는 디스코드 등에서 메시지가 전달된 이후 실제 신남성연대 회원들이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의 새벽 메시지 이후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네이버 뉴스 기사 댓글창이 이 단체 회원들에게 장악된 것이다.
이날 보도된 <'尹 무속 논란' 건진법사 속한 단체, 소 가죽 벗기며 제물(1월17일자)> 기사는 윤 후보의 무속 논란 의혹을 제기한 기사였지만, 두 번째로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은 "여가부 폐지한다니까 발O을 하고 이딴 기사들만 올리네"라는 무관한 내용이었다.
이후 신남성연대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엔 "20분 만에 정화완료"라는 글이 올라왔고, 디스코드엔 "Game over 남성연대 클라스"라는 메시지와 함께 순공감을 많이 받은 신남성연대의 댓글 캡처가 올라왔다.
신남성연대 회원들은 "저녁에 참여 못했었는데 기사들 전부 찾아가서 처리했다", "든든하다" "그냥 한번 들렸더니 이미 정복" 등의 댓글을 남겼다.
신남성연대는 현재도 디스코드와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윤 후보 관련 의혹을 다룬 기사 등을 '좌표 찍기' 하며 댓글창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송정훈 기자 yeswalk@cbs.co.kr
윤석열 불리한 기사에 '베플 점령' 좌표 찍은 '신 남성연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청년 간담회 스피커폰 참가' 논란에 휩싸인 날, 관련 내용을 보도한 기사 다수의 '베플'(베스트 댓글)이 삽시간에 기사와 무관한 '페미 손절' 댓글로 도배됐다.
반여성주의 성향 단체 '신 남성연대'가 기사에 댓글을 달고 회원을 동원해 공감 비율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기존 베플을 밀어내는 정황이 포착됐다.
5일 오후 6시쯤 매일신문과 조선일보, 서울경제, 뉴시스, 오마이뉴스, 헤럴드경제, 조선비즈, 부산일보 등은 윤 후보의 '청년 간담회 스피커폰 참가' 논란을 보도했다.
각 기사는 이날 오전 윤 후보가 "2030 청년 목소리를 새겨 듣겠다"고 발언한 뒤 국민의힘 선대위 국민소통본부가 화상회의 형태 '청년 간담회'를 마련했으나 윤 후보가 불참해 참석자들 원성이 컸다는 내용을 담았다. 행사에 참여했다는 청년 등이 댓글 수백개 에서 수천 개를 다는 등 청년들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를 두고 국민소통본부 측은 "행사에 민주당 지지층이 동원돼 윤 후보를 비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의힘 측은 "윤 후보는 참석 계획이 없었으나 국민소통본부가 임의로 참석한다고 알렸다"며 "박성중 국민소통본부장의 공개 사과와 모든 직책 사퇴를 요구한다"며 사과했다.
각 언론사가 관련 보도를 내놓은 지 1시간 만인 오후 7시쯤, 각 기사 베플이 일제히 바뀌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네이버에 등록된 본지 기사 경우 오후 5시 57분쯤 누리꾼 blac****이 "정신나갔네 진짜 ㅋㅋㅋ 취업농단 마누라는 억울하다 드립에, 가는데마다 지각에"라는 댓글을 남겨 같은 날 오후 6시 50분까지 400여 개 공감을 받고 베플에 올랐다.
그러나 이날 오후 6시 58분쯤 누리꾼 newm****이 "페미를 손절하고 페미손절=지지율상승의 엄청난 변곡점에 맞닥뜨리니 아주 페미들 좌표찍고 위기감 느껴서 난리가 나는구나…(후략)"라는 댓글로 베플을 차지했다.
해당 댓글은 작성한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1천300여 개 추천을 받았다. 그 아래로 'ㄹㅇㅋㅋ', '맞습니다', 'ㅇㅈ', '손절하게 만들거야~', '페미손절=지지율 향상' 등 대댓글 수십 개가 줄을 이었다.
같은 시각 기존 베플(blac**** 작성)은 순식간에 비공감 600개를 받으며 순공감 댓글 순위가 급락했다.
'페미' 관련 댓글을 작성한 누리꾼 newm****은 타 언론사의 같은 주제 기사에도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남겨 베플을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누리꾼은 네이버 뉴스 닉네임(활동명) '신 남성연대'로, 앞서 '여론조작' 의혹을 받은 계정이다.
지난해 들어 등장한 반여성주의 단체 '신 남성연대'는 온라인에서 동조자를 모은 뒤 '페미니즘' 관련 기사나 자신들 입맛에 맞는 기사에 몰려가 기사 또는 댓글에 '반대' 의견을 내거나, 같은 편 댓글에 '공감'을 누른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은 신 남성연대가 지난해 8월 익명 기반 메신저 프로그램 '디스코드'에서 '우리가 남성연대 쉴드다'라는 대화방을 운영하며 여론을 조작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 남성연대는 보수 성향 유튜버인 '왕자'(실명 배인규)가 지난해 4월 만든 단체로, 네이버 공식 카페와 디스코드 대화방을 운영하며 수만 명의 회원을 뒀다.
신 남성연대 운영진은 자체 판단하거나 제보를 받아 기사를 고른 뒤 디스코드 대화방 내 '언론정화팀' 채널에 해당 기사 링크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면 회원들은 악성 댓글을 달거나 '화나요' 등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단체 의견과 비슷한 댓글에 추천을 몰아줘 '베스트 댓글'을 차지한다.
지난해엔 특정 기사를 옹호하는 여론조작 시도도 포착됐다.
이데일리가 보도한 '윤석열 측 "페미니스트가 먼저 '한국남자=한남충' 주장"' 기사에는 좌표 지정 이후 10분 만에 390개의 댓글이 쏟아졌다.
댓글은 대부분 "여성혐오가 아니라 페미혐오" "정상적인 여자들은 페미니즘이 여성이기주의고 남성혐오주의인 거 다 안다" 등 내용이었다.
운영진은 디스코드 대화방에서 "포커스는 윤 후보의 페미니즘 발언이 실언이 아니었음을 지적하면 된다"는 지침까지 하달하기도 했다.
그간 페미니즘 기사에 반응하던 신 남성연대가 그와 무관한 윤 후보 관련 기사에 반응하는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신 남성연대 경우 주로 '페미니스트들이 먼저 여론조작을 시도하니 반발해 대응한다'는 입장이었다. 그와 달리 이날은 윤 후보에게 불리할 수 있는 주제의 기사의 베플을 점령해 다른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 언론·미디어 전문가는 "포털사이트의 뉴스 기사 관련 여론은 '베플' 분위기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공감도가 높은 댓글이 여론을 반영한다는 믿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탓에 특정 단체가 포털사이트 베플을 선점할 수 있는 구조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연히 본 두개의 기사.. 신 남성연대가 대선기간중 뭘 했는지에 대한 보도..
좌표찍고 기사에 불리한 댓글을 밀어내고.. 기사에 대한 의도된 댓글을 올리는건.. 어느쪽이든 다 이루어지긴 했는데.. 그중 하나를 집중적으로 보도한 전례가 얼마나 있었을까 싶고.. 보도가 될 만큼 내용이 충격적이었는가.. 댓글작업에 대한 조직적인 움직임이 확실했는가 생각하면....
왠지 경찰들을 동원해서 댓글공작을 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떠오르는...;;;
어차피 보수진영쪽에서 정권을 탈환했으니.. 더이상 이런 댓글공작이 있을까 싶은데.. 아마도 정권에 불리한 기사에 대해선 계속 활동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여성측도 아마 카페나 커뮤니티등을 통해 동원되지 않을까 싶은데... 왠지 보도도 안되는걸 보면.. 조직력은 아직 무리인가 싶군요.
이 두개의 보도.. 나중에 다시 재조명되지 않을까 싶군요.. 어디가 되든.. 어떤 이유로든.. 댓글공작을 했다는 증거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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