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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논란거리/사회

뉴스모음] "부자는 차를, 빈자는 목숨을 잃었다" / "재난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by 체커 2022.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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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차를, 빈자는 목숨을 잃었다"

 

8일 서울 기록적 폭우에 '반지하 사망' 참변
'기생충'보다 참혹한 현실
코로나19 이어 폭우 피해도 '불평등'
전문가 "취약계층 위한 재난보험 필요"


[이데일리 이용성 조민정 기자] 지난 8일 서울에 내린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는 낮은 곳에 먼저 흘러들어 갔다. 외신들은 일제히 영화 ‘기생충’을 인용해 보도했다. 반지하에 거주하던 기택(송강호 분)과 인근 주민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집이 침수돼 이재민이 된 반면 고급 저택에 살던 동익(이선균 분)은 빗소리를 감미롭게 들으며 잠을 청하는 빈부의 명암이 담긴 이 영화를, 이번 수해가 상기시켰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보다 참혹했다. 영화와 달리, 현실에선 반지하에 살던 발달장애인이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포함한 일가족이 목숨을 잃었다.

 

이쪽선 외제차 침수, 저쪽선 반지하 사망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선 반지하에 살던 50대 A씨가 침수된 반지하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했다. A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고, 공식적으로 장애 등록이 된 건 아니지만 지적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도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거주하던 40대 발달장애인 B씨 등 일가족 3명이 폭우로 집 안에 숨진 채 발견됐다. 10년 전 쯤부터 이곳 반지하에 살았다는 이들은 물이 빠르게 차오르자 수압으로 현관문이 막혀 고립됐다. 이웃과 소방·경찰이 구조 작업을 진행했지만, 참변을 막지 못했다. B씨 가족 역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득층과 달리, 재난·재해의 피해는 저소득층에게 치명적이다. 일각에서는 “부자들은 차를 잃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생명을 잃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0일 오후 1시 기준 피해 차량은 7678대로 피해액은 977억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제차 피해액은 542억1000만원(2554대)으로 전체 55.5%를 차지했다. ‘부촌’으로 꼽히는 강남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페라리부터 포르셰까지 최고급 외제차들이 침수돼 피해액이 커졌다.

저소득층들은 거의 전부를 잃었다고들 토로한다. 폭우가 내린 동작구의 C씨는 “형이 이 동네 반지하에 살다가 폭우에 잠기면서 우리 집으로 피신 왔다”며 “인명피해는 없지만, 재산 피해가 너무 커서 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관악구 신림동 일대의 최모(70)씨도 “일대가 거의 모두 잠겼다. 가전제품은 다 못쓰게 됐고, 그나마 있던 차도 폐차해야 한다”며 “남은 게 없다”고 했다.

서초구의 한 다세대 주택이 침수돼 머물 곳을 찾아 헤매고 있다는 김모(30)씨 가족은 “모든 것이 다 잠겨 앞이 캄캄하다. 구청에 문의는 해놨는데 언제, 얼마나 피해를 복구해줄지는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피해가 워낙 막심해 감당하기 어렵다”며 “조만간 지금보다 더 좁지만, 집값이 저렴한 곳으로 이사할 계획”이라고 눈을 질끈 감았다.

“재난이 불평등 반영…정부가 적극 보상·대응해야”

가난한 자를 가장 먼저 덮치는 건 폭우만이 아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감염병인 코로나19 또한 저소득층의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전체 사망자 971명 중 소득 하위 20%인 사망자 수는 322명(33.2%)으로 소득 상위 20% 사망자 166명(17.1%)보다 두 배가량 많다.

소득 하위 10%로 좁혀보면 소득 하위 10%의 사망자 수(199명)는 소득 상위 10% 사망자(93명)의 두 배를 넘어선다. 소득 불평등이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진 셈이다. 똑같이 감염에 노출돼도 저소득 취약계층일수록 생계 문제 등으로 제대로 쉬지 못하거나, 치료를 받지 못한 까닭이다.

전문가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를 타개해야 해야 한다고 봤다.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재난보험을 국가와 민간이 공동으로 개발해 재난 시 실질적인 보상과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재난의 결과는 대부분 불평등을 반영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저소득층이 재난으로부터 받는 피해를 보상해야 하고, 무엇보다 재난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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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기록적인 폭우가 드러낸 '불평등의 민낯'

 

“현장 노동자 모두 열차 재운행만 생각했을 거예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도 생각했죠. 그래도 사람이니까, 이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출근하는데 무섭더라고요.”

지난 8일부터 중부지방에 퍼부은 기록적인 폭우는 수년째 지하철 청소 업무를 하는 A씨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재해였다. A씨는 폭우로 폐쇄됐던 서울 9호선 동작역의 청소 작업에 투입됐다. A씨는 10일 기자와 만나 “플랫폼 곳곳이 모래나 진흙으로 빼곡했다. 모래를 하나하나 퍼 올린 뒤에 전부 닦아내야 했는데, 승강기나 에스컬레이터가 중단된 상황에 이 작업을 하는게 정말 고됐다”고 말했다.

7호선 이수역 청소노동자 B씨도 상황은 같았다. 이수역은 8일 폭우로 빗물이 들어차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B씨는 이날 “(지난 8일)지하철 계단 등에서 물이 막 폭포수처럼 내려오는 게 보이더라. 물길을 막고는 싶었지만 쓸려 내려갈 것만 같았다”며 “그런데도 그때는 위험한 줄도 모르고 일했다. 나중에 돌이켜보니까 침수지역 곳곳에 전기 설비가 참 많았다”고 했다. 자칫 감전 사고로 번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연일 강행군으로 일하다보니, 언니들(청소노동자) 얼굴이 다들 붓고,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있다”고 했다.

 

기록적인 폭우가 휩쓸고 간 자리엔 흙과 쓰레기만 남은 것이 아니다. 한국사회 ‘재난 불평등’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침수로 인한 피해도, 이를 복구하기 위해 부담해야 할 짐도 결코 평등하지 않았다. 이번 재난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지하철역을 지킨 건 평균 연령 60대의 청소노동자들이었다. 이찬배 민주여성노조 위원장은 “재난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며 일한다”며 “모든 현장 업무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길 게 아니라, 정부가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각자도생식’ 복구작업에 진땀을 흘리는 곳은 또 있다.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는 구청 직원들과 군인들이 수습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상인들은 “공무 인력이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했다. 상인들은 인력을 직접 고용하거나 가족 등 지인을 총동원해 전날부터 수습에 나섰다는 것이다. 오전 10시20분쯤 ‘수해 피해를 입은 상인 중 필요한 곳에는 인력을 더 보내주겠다’는 안내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한 상인은 “이제 보내주면 뭐 하냐. 우리가 사람 고용해서 다 치웠는데”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코로나19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은 상인들은 침수로 폐허가 된 가게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남성사계시장 골목에서 4년째 노래방을 운영하는 김광현씨(56)는 “다 끝났다”는 말을 반복했다. 적자를 메우려고 살던 아파트까지 팔아 유지한 노래방이었다.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가게 내부에는 이날 오전까지도 성인 남성 발목을 넘길 정도의 물이 차 있었다. 김씨는 “코로나19 때 장사를 하지도 못하다 이제야 좀 영업을 하려니 물벼락을 맞은 것”이라며 “이제는 정말 답이 안 나온다. 어제부터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고 있다. 기계가 모두 망가져 복구비용이 1억5000만원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장사는 더 못한다고 본다”고 했다. 상인들은 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는 이상 보상금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기록적인 폭우·폭염의 근본 원인으로 기후위기가 지목된다. 이번 폭우는 기후위기와 기후재난의 피해가 취약계층에 집중된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반지하 거주자 등 주거약자를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이번 폭우처럼 폭염도 사회적 약자를 먼저 덮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발간한 ‘2020 폭염영향보고서’를 보면 2018년 기준 고소득층(건강보험료 상위 20%)의 온열질환 발병률은 1만명당 7.4명인 반면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의료급여수급자는 21.2명이 온열질환을 앓았다. 약 3배에 이르는 수치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 일가족 참사 이면엔 발달장애인 언니와 어린 자녀를 돌보는 하청 노동자의 삶이 있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서비스연맹이 공개한 부고에 따르면, 이 사고로 숨진 홍모씨는 면세점 협력업체 소속 현장 판매직 노동자이다. 연맹은 “홍씨는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던 훌륭한 활동가였다”고 추모했다.

이영경 에너지정의행동 사무국장은 “이번 폭우는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동시에 그에 따른 피해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극명히 드러냈다”며 “기후재난이 거듭될수록 취약계층의 피해는 커질 것이다. 기후위기 이면에 숨겨진 불평등 문제를 직시해야만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희원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간사는 “국가재정이란 결국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것인데,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국가지원을 계속해서 축소하고 있다”며 “재난으로부터 사회적 약자를 지켜주지 못한다면 국가의 존재 이유를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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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자연재해는.. 누구나 평등하게 다가옵니다... 누구도 예외없이 그 파도를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걸 버티고 이겨내는건 각자가 다릅니다..

 

그리고.. 그렇게 버티고 넘어가는 과정에서 결국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시작은 같은데... 재난이 닥쳐오는건 평등한데...

 

부자는 이미 앞에 막는 판과.. 부셔진 후에는 뒤에서 도와주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빈자는 앞에 막는 판도.. 부셔진 뒤에 도와주는 것도 없습니다.

 

한국전쟁... 전쟁으로 모두가 피폐해졌을 때.. 그때만큼 평등한건 없지 않았을까 싶죠.. 앞에 뭐가 있든.. 뒤에 뭐가 도와주든 말든 모조리 없애 버렸으니..

 

그런데.. 지금에 와서 그 전쟁후 같은 상황이 벌어졌는데.. 평등하지 않는 상황을 보면.. 대한민국은 이제 경제적 신분제가 있다는걸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것 같군요..

 

그럼 그런 신분을 넘는 사다리가 있을까.... 생각한다면... 왠지 더 절망할 것 같네요.. 

 

이제 그 차이가 다시 부각이 되었지만... 그걸.. 그 차이를 매꿔주는건 복지라는 것일텐데... 앞으로도 그게 다 메워주길 기대하는건 불가능하겠죠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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