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 한·미 정상간 통화 내용을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K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측이 "국회의원에 외교부 정책을 알리는 것도 업무라 생각했을 뿐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28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K 참사관의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대미외교 정책 수행에 장애를 야기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잘못을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졸업 이후 강 의원과 30년간 특별히 연락을 주고받은 일은 없다"며 "강 의원이 이를 정쟁 도구로 활용하고 '굴욕외교'로 포장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 참사관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외교부 동료들에게 큰 누를 끼치고 정부의 대미외교 관련 장애를 초래한 것으로 인해 심적으로 매우 괴로운 상태"라며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강 의원에 비밀을 누설한 것은 아니라는 점만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K 참사관은 지난 8일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열람한 뒤 이를 강 의원에게 알려준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통화 내용은 3급 기밀로 분류됐다.
한편 외교부는 27일 K 참사관을 보안심사위원회에 소환했다. 이날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전날 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보안심사위원회 및 징계위원회 개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오는 30일 징계위원회에서 K 참사관에 대한 징계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다음은 K 참사관 측 설명자료 전문
1. 이번 사건으로 정부의 대미외교정책 수행에 장애를 야기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에 관하여 K참사관은 잘못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워싱턴에서 갑작스럽게 조사를 받으면서 충분히 경위를 설명하지 못해 일부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강효상 의원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기밀을 누설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고 이에 관련한 언론보도도 연이어 계속되고 있어 이 점에 관하여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2. 먼저, K참사관은 강효상 의원과 대학시절 신입생 환영회를 포함해 고교 동문회에서 한두 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 대학졸업 이후 30년 넘게 강효상 의원과 특별히 연락을 주고받은 일이 없습니다. 2019년 2월경 국회 대표단 방미 시, 미 의회 업무 담당자로 자연스럽게 강효상 의원을 만난 것을 계기로, 그 이후 워싱턴에서 방미 차 왔을 때 식사를 한 번 했고, 몇 번 통화를 했을 뿐입니다.
3. 다음으로, 정의용 실장과 볼튼 안보보좌관과의 만남이 무산된 것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경위까지는 모르고, 정의용 실장이 볼턴 안보보좌관에게 전화로 방미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조사 초기 ‘볼튼 보좌관’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을 수 있다는 정도로 진술하긴 하였으나 이는 워싱턴 정가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현지 분위기 정도를 전달하는 것이었고 위와 같이 구체적인 만남 무산 경위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전달할 수도 없었습니다.
4. 또, 이외에도 강효상 의원에게 다른 비밀이나 대외비 정보를 전달하였다는 것도 사실과 다릅니다. 강효상 의원은 우리 정부의 대미·대북정책에 부정적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일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강효상 의원이 일부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거나 일방적인 평가에 치우친 부분은 워싱턴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로서 쉽게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강 의원은 NSC 등 청와대를 소관 기관으로 하는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이었으므로, 정확히 상황을 안다면 부정적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서 아는 범위에서 일부 사실 관계를 바로잡거나 조심스럽게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외비나 비밀인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5. 그러던 중 미국 시각 2019. 5. 8. 11:30경 의회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강효상 의원이 보이스톡으로 연락을 해 온 것을 받았는데, 강효상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을 반대하지 않았을 리 없다면서 그것이 사실인지 물었습니다. 당시 K참사관은 통화 요록을 보지는 않은 상태였지만, 한국 언론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식량지원 계획을 지지한다는 청와대 발표내용을 알고 있었기에 강효상 의원의 주장이 사실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강효상 의원이 통화 요록이 있으면 그 내용이 정말인지 확인해달라고 했습니다. 당시 외부에 있었기 때문에 들어가서 확인해 본 뒤에 연락하겠다고 했습니다.
사무실에 돌아와 통화 요록을 확인해 보니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었습니다. K참사관은 당시 청와대 발표 자료까지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한국 언론에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식량지원계획을 지지했다는 내용을 밝혔기 때문에 이미 공개된 통화 내용이라 생각하고 확인해 준 것입니다.
그러자 강효상 의원은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 문제를 언급하면서 5월 방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K참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속한 방한이 한미 동맹에도 도움이 되고 모두가 원하는 외교적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효상 의원이 단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을 부정하기에 이를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워싱턴 특파원단에게 비공개를 전제로 알려진 일부 사실이나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풀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5월 방한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방한이 무산될 가능성보다는 성사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는 설명을 하였으나 강효상 의원은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이렇게 5분 가까이 통화하는 동안 강효상 의원이 참고만 하겠다면서 그렇게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전화를 끊으려고 하였으나 강효상 의원은 분위기만 아는데 참고만 할 테니 정상간 통화 결과의 방향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뭐가 있었냐고 물으면서, 강 의원이 자신만 참고하겠다는 취지로 계속 말했습니다. 이에 K참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과 관련된 통화 요록의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풀어서 설명하고자 했으나 예정된 업무 일정을 앞두고 시간에 쫓겨 급하게 설명하다가 실수로 일부 표현을 알려주게 되었습니다. 이 점에 관하여 K참사관은 업무수행과정에서 분명 잘못을 저지른 점을 조사 초기부터 인정하였고, 이로 인한 징계와 책임을 달게 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6. K참사관은 비록 참사관급 실무자에 불과하지만 국회의원에게 외교부 정책을 정확히 알리는 것도 외교관의 업무라고 생각하였고, 이러한 설명은 국회의원의 정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일 뿐이었습니다. 강효상 의원이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것은 알지 못했고 이를 정쟁의 도구로 악용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더욱이 ‘굴욕 외교’로 포장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7. K참사관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외교부와 동료들에게 큰 누를 끼치고 정부의 대미외교와 관련해서도 장애를 초래한 것으로 인해 심적으로 매우 괴로운 상태입니다. K참사관은 잘못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강효상 의원에게 비밀을 누설한 것은 아니라는 점만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한미 정상간 통화내용을 알려줬다 알려져 있는 외교관이 입장문을 냈습니다.
본인은 강효상의원과 몇번 통화정도만 하는 사이이고 자신이 알려준 내용이 정쟁의 도구로 쓰여질 줄 몰랐다 합니다.
그리고 강효상의원이 주장한 몇몇 사항에 대해선 잘못되었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국회의원에게 외교부 정책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외교관의 업무라 생각하여 내용을 전달한 것은 국회의원의 정책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일 뿐이라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해 해당 외교관은 책임을 통감하고 징계와 책임을 달게 받겠다 밝혔습니다.
비록 해당 외교관이 스스로 밝힌 것이 아닌 전달로 밝힌 상황인지라 진정성이 조금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당장에 면전에 나타나기는 상당히 어려울 터..전달을 통해 사실과 심경을 밝힌건 그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강효상의원은 정보유출에 대해 아무런 반성도 없습니다. 오히려 떳떳하다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이제 정상간 통화내역이 국회의원을 통해 공개가 되었으니 타 국가의 정상들도 한국과의 외교적 대화에 상당히 조심스러워 질 것이고 때로는 정보교환도 어려워질 우려가 있습니다.
비공개를 전제로 대화한 사항에 대해 외교관들이 이렇게 자의든 타의든 공개가 되어 버린다면 쉽사리 말을 할 수 없을테니까요..
이에 보수적 성향의 전 외교관 출신들이 깊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일진데.. 자유한국당은 끝까지 잘못 없다 강효상의원과 해당 외교관을 두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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