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돼지질병 걸린 적 없는데” 발병지역 주민들 허탈감
17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내려진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 A농장. 발병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해당 농장과 진입로, 주변 농로 등은 모두 폐쇄됐다. 농장 안쪽에서는 살처분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살처분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밤새 이뤄졌다.
오후 들어 전날까지 폐사한 5마리 외에 추가 폐사나 이상 증상을 보인 돼지가 나오지 않자 방역당국은 다소 안도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발병 소식을 뒤늦게 접한 지역 주민들은 놀라움과 함께 허탈한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돼지 농장이 도심과 인접해 있고, 반경 3㎞ 이내에 돼지농가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유일한 한 곳의 농가에서 돼지열병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A농장 인근에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장모씨는 “파주에서 돼지열병 발병 소식을 듣고 다른 지역 농장인 줄 알았다”며 “최근까지 돼지 관련 질병이 발병해도 A농장은 한 번도 걸린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발병하게 됐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주민 이모(79)씨는 “과거에도 돼지가 전부 폐사해 농수가 오염 되지 않을까 걱정한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한 주민은 “사람이 죽어도 들락거리는데 돼지 죽었다고 내 땅에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농장주는 방역당국의 방침에 따라 차단막을 설치하고, 축사 및 진출입 차량에 대한 소독을 매일 해 오던 터라 망연자실했다. 방역당국이 A농장을 비롯해 가족이 운영하는 파평면 마산리(1,000마리), 법원읍 동문리(500마리) 농장의 돼지를 포함해 모두 3,950마리를 살처분 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들 농장은 A농장에서 각각 20㎞, 19㎞ 떨어져 있다.
A농장주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5일 돼지가 아픈 것을 처음 발견한 뒤 전날 수의사에게 신고를 했다”며 “수의사의 조언으로 방역당국에 신고한 뒤 밤샘 조사를 거쳐 새벽에 ASF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로 반출된 자돈은 없고 파평면 농장에는 오간 적이 있다”며 “이곳 분뇨는 파평면 농장으로 옮겨서 처리했고 법원읍 농장은 자체적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돼지열병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파평면 마산리 농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곳은 A농장에서 발생한 분뇨를 반입해 처리하고, A농장에서 태어난 새끼 돼지가 유입되는 곳이다. A농장에서 폐사한 5마리의 어미 돼지가 2~3일 전부터 식욕 부진 현상이 일었다는 점에서 이들 분뇨가 유입됐을 수 있어서다. 돼지열병의 잠복기가 일주일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아 향후 수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산리 농장 반경 3㎞ 이내에는 13개 농가에서 1만5,523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살처분 대상(500m 이내)만 4개 농가 4,530마리나 된다.
또 A농장 등에서 출하된 돼지 일부가 인천과 경기 김포시의 도축장으로 반입된 사실도 뒤늦게 밝혀져 우려를 낳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A농장 등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 등에서 키운 돼지 198마리 중 136마리가 15일과 16일 인천 서구의 한 도축장으로, 지난 9일 62마리가 김포시의 도축장으로 각각 유입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돼지열병 발생으로 현재 136마리 전체와 도축장에 있는 잔여 물량 유통을 중지한 상황”이라며 “당초에는 돼지열병 발생 농장에서 온 것으로 파악했으나 이후 가족 농장에서 온 것으로 파악돼 검사를 위해 보관 중으로, 양성 확인 시 폐기할 것”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확진 판정 14일 이내에 해당 농장을 방문한 분변·사료·가축 운반 차량이 다녀가 역학관계 조사에 나선 결과 현재까지 모두 123곳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도 했다.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에 대해서는 임상 예찰과 전화 예찰을 병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21일간 이동제한 조치를 했다. 앞서 도는 발병 소식이 전해진 직후 A농장 등 3곳의 농장 주변에 방역대 내 통제초소 5곳과 거점소독시설 3곳을 24시간 운영하고 발생농장 방문차량과 역학 관련 농장 임상예찰 및 정밀검사를 실시해 추적 관찰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파주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여 해당 농가의 돼지는 살처분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새끼돼지를 가져다 키운 농장의 경우 경기도 김포시에서 도축까지 되었으나 바로 차단 격리조치를 하여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았습니다. 검사 후 바이러스가 발견되면 폐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발병한 농가 주위로는 돈사가 없어 어디서 바이러스가 유입되었는지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도 연천에서도 돼지열병 의심 증상이 나와 격리 후 검사중으로 새벽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초반에 신속한 차단 및 방역을 하여 해당 발병농가에서도 다른 돼지들은 돼지열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대로 차단되어 더이상 확산되는 일이 없고 경기도 연천에서도 돼지열병 확진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확진되더라도 완전 차단으로 주변 돈사로 퍼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만 전염되는 바이러스로 인간이 전염된 사례는 없으니 먹어도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돼지고기 가격은 오르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은 기피현상까지 나오고 있으니 농장주들의 시름은 한동안 계속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완벽 차단으로 다시 퍼지는 일 없고 이대로 끝났으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어떻게 유입이 되었을까요?
여기서 일한 외국인 근로자는 외국에 나가 육가공품을 가져온 적은 없다고 합니다. 결국 멧돼지밖에 전파 매개체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휴전선의 멧돼지 차단이 실패가 된 것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그동안 몰래 들여온 중국산 육가공품도 의심할만한 것들이겠죠.. 이참에 중국산 육가공품을 파는 가게도 점검을 했으면 좋겠네요..
나가지 않더라도 오염된 육가공품이 몰래 들어왔었던 건 이미 언론을 통해 취재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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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전파에 대한 역학조사를 할 때 중국산 육가공품도 조사항목에 넣어 조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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