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 보수파 2만명 집결
전국 각지서 KTX·버스 대절해
금남로 방면 대중교통 ‘만원’
“타지인이 광주인 행세” 항의도
100m 거리선 맞불 집회 열려
15일 오후 1시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참가자들은 금남로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바로 앞 도로에 모여 “광주도 변하라” “대통령을 석방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광주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에 집회 참가자와 광주 시민 간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전국서 모인 참가자들 “광주도 변해야”
이날 오전부터 광주행 KTX와 고속버스는 집회 참가자들로 붐볐다.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해 광주송정역으로 가는 오전 9시 19분 KTX 열차엔 ‘STOP THE STEAL’이 쓰인 배지와 태극기 등을 지닌 참가자 여럿이 모여있기도 했다. 서울에서 온 이명희 씨(50)는 “광주 시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여기까지 왔다”며 “광주에서도 대통령을 지지한단 사실을 전 국민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열차가 매진되자 고속버스를 대절해 광주로 향한 참가자들도 많았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세이브코리아 측은 “전국 각지에서 광주에서 애국정신을 보여준 덕분에 열차, 버스가 줄줄이 매진됐다고 한다”며 “오늘을 위해 버스까지 대절한 열정을 보여주신 참가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집회 장소인 금남로로 가는 대중교통도 평소와 달리 승객들로 가득 찼다. 한 광주 시민은 “평일 출퇴근 시간대보다 사람이 많은 기분”이라며 놀랐다. 승객을 가득 태우고 가던 버스들이 금남로 인근 정류장을 지날 때마다 승객이 모두 내리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의 거주 지역과 나이는 각양각색이었다. 부산에서 온 김병율 씨(49)는 “이전에 열린 부산 집회에서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며 “광주에도 우리가 받은 에너지를 나눠주고 싶어서 먼 길을 운전해 왔다”고 말했다. 충북 괴산에서 온 김지형 씨(42)는 “광주도 바뀌고 있다”며 “여전히 제 목소리를 못 내는 광주 시민들이 오늘 집회를 계기로 자신감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 2명과 함께 집회를 찾은 한 부부는 “전 국민이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멀리서 아이를 데리고 오느라 힘들긴 했지만 가족 모두가 이 순간을 함께해 기쁘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서 온 최수민 씨(30)는 “부정선거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광주까지 왔다”며 “더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내야 나라가 바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참가자 중에는 광주 시민도 있었다. 고등학생 이재우 씨(18)는 “앞으로도 계속 집회가 열리면 좋겠다”며 “아직 부끄러워서 가만히 있는 광주 시민이 많을 것이다. 그들을 대신해서 더 크게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약 2만명이 집결했다.
“다른 지역 사투리 쓰면서 광주 시민 행세하냐” 고성 오가기도
금남로 일대를 지나던 시민들 다수는 집회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후 12시께 반대 집회를 위한 대형 스크린 옆에서 한 시민이 크게 “윤석열 하야하고 국민의 힘 해체하라”라고 외쳐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욕설을 듣기도 했다.
한 무리는 집회 장소 인근을 지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멀리서 와서 고생하지 말고 집에나 가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광주 시민 김기홍 씨(55)는 “있지도 않은 대통령 옹호 여론을 만들려 애쓴다”며 “무작정 부정선거 들먹이거나 비상계엄을 옹호하지 말고, 탄핵에 반대해야 할 합당한 이유나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의 사투리를 두고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께 집회 장소에서 30m가량 떨어진 골목에서 한 시민이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대구로 돌아가라”고 외치자 지지자들이 “광주 사람인데 어딜 가라고 하느냐”고 대응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몇 시민이 “말투가 대구 말투인데 왜 거짓말을 하냐. 조용히 있다가 가라”고 반박했다. 두 집단은 서로 욕설을 주고받다 경찰에 저지당했다.
집회를 지켜보던 박정현 씨(43)는 “(참가자들이) 말하는 걸 들어보면 최소 80%는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다”라며 “이러다 큰 싸움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광주에도 나타난 전한길 “똘똘 뭉쳐야”
앞서 여러 차례 탄핵 반대 집회에서 연사로 나섰던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도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 전씨는 이날 오후 4시 30분께 붉은 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라 “광주 시민들이 45년 전 금남로에서 민주화를 위해 흘린 피를 잊지 않겠단 의미로 오늘 붉은 셔츠를 입었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전씨는 “저 역시 처음에는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했다. 하지만 거대 야당이 탄핵을 남발하는 행위를 보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통해 계몽령을 선포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민족은 위기때 마다 똘똘 뭉쳐 극복해왔다”며 “일제 시대에는 독립운동이 있었고, 남북전쟁 때에도 힘을 모아 북한군을 막아냈다. 지금 대한민국이 겪는 정치와 경제 위기도 윤 대통령이 돌아와 모두 하나로 뭉친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탄핵 찬성 집회 역시 금남로 일대에서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작했다. 광주비상행동이 주최하는 찬성 집회는 탄핵 반대 집회 장소로부터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열렸다. 경찰은 양쪽 집회 중간에 경찰 버스 수십 대로 차벽을 세우고 1400여명의 인원을 투입해 양 측 충돌에 대비 중이다.
광주광역시 김송현 기자
광주광역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가 열렸죠..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개최한 집회입니다. 목적이 뭘까 싶은데... 아무래도 광주시민들에게 홍보 및 설득을 하기 위함으로 보이긴 합니다.
보도 제목도 그렇고.. 보도 내용도 그렇고... 내용만으로는.. 저 집회에 참여한 상당수 참여자들은 광주에서 거주하는 시민들은 아닌걸로 보입니다. 타지에서 KTX와 버스로 온 이들로 보이죠..
그럼에도.. 이 뉴스에 달린 댓글에는 마치 광주시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언급하는 이들이 있더군요.
타지인이 광주에 올 수 있습니다. 와서 집회도 할 수 있습니다. 근데 광주시민들이 개최한 집회로 취급하는건 좀 그렇네요..
이들의 집회에 정작 광주시민들의 반응 일부가 기사내용에도 있는데...
금남로 일대를 지나던 시민들 다수는 집회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후 12시께 반대 집회를 위한 대형 스크린 옆에서 한 시민이 크게 “윤석열 하야하고 국민의 힘 해체하라”라고 외쳐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욕설을 듣기도 했다.
광주시장이 처음에 광장에서 집회를 하는걸 불허했습니다. 그래서 도로에서 탄핵반대 집회를 개최했죠..
만약 탄핵반대 입장을 가진 광주시민들이 많았다면... 광주시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와야 합니다.
근데 그런 보도는 안보이네요.
만약... 이렇게 집회를 외지인 상당수로 채워 해놓고.. 광주시민들이 동조했다.. 찬동했다.. 뭐 이런식의 주장이 나오고... 관련보도가 나오고.. 정치권에서 그런 말이 언급되면... 그래서 광주에서 탄핵찬성 여론이 높다는 식의 발언등이 나오면...
과거 광주시민들의 말과 행동을 생각하면... 아예 보수단체는 광주에서 집회를 또 다시 하는건 불가능에 가까워지지 않겠나 싶어지네요.
거기다.. 이런 보도까지 나왔으니 말이죠.
참고뉴스 : "남도음식 맛보고 가시라" 탄핵 찬·반 집회서 빛난 광주 시민의식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파면'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탄핵 심판 인용을 촉구하는 시민들에게 일부 보수성향 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다가오면서 순간 언쟁이 벌어졌다.
이들은 "광주도 깨어나야 한다", "민주도시가 맞느냐", "광주에서만 탄핵 촉구 목소리를 내고 있다" 등 탄핵 촉구 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향해 자극성 발언을 했다.
상대방의 도발에도 광주 시민들은 "네, 얼른 지나가세요"라고 답하는 등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중략]
집회가 열리기 전 금남로와 충장로 상가를 방문한 보수성향 측 집회 참가자들은 일부 상인들에게 탄핵 반대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상인들은 애써 회피하는 등 맞장구를 쳐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호도할려 애쓰는 보수쪽 댓글이나 반응이 많군요.. 글쎄요.. 이번 보수단체의 집회로 과연 그들이 얻을려는걸 얻었는지 의문이 드네요.
참고뉴스 : "금남로를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 속울음 삼킨 광주
![](https://blog.kakaocdn.net/dn/cSNdQC/btsMkK3TORK/RmittPCYGfj0nVAC4tk6K1/img.jpg)
세이브코리아 측이 '금남로 점령'에 나선 건 이날 0시쯤부터였다. 세이브코리아는 당초 오전 7시부터 금남로 3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앞에 집회 무대를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돌연 시간을 앞당겨 마치 군사 작전하듯 무대를 세웠다. 이날 오후 1시 넘어서 세이브코리아의 사전 집회가 금남로 300여 m 구간에서 시작되자 거리를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저마다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며 "부정 선거 검증", "윤 대통령 탄핵 무효" "헌법재판소 아웃" 등의 구호를 외쳐댔다. 연사로 집회 무대에 오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는 "오늘 우리는 갈등과 분열을 위해서가 아니라 화합과 통합을 위해 모였다"고 말문을 열었지만 이후엔 야당 규탄과 윤 대통령을 두둔하는 데 발언 대부분을 할애했다. 실제 그는 "12‧3 비상계엄은 곧 계몽령이란 것을 깨닫게 됐고, 윤 대통령의 내란죄는 무죄"라며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의 패악질 알리기 위해 비상 계엄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집회 참석을 위해 서울서 내려온 최모(70)씨는 "광주 시민들이 한쪽에 너무 편향돼 있다"며 "계엄은 대통령 고유 권한인데, 광주 시민들이 (이런 데 대해) 자기 의견을 낼 수 있는 용기를 전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분노 유발성 궤변에 가까운 이들의 말과 외침은 시간이 지나면서 경찰이 집회 무대 뒤쪽에 설치한 차벽(車壁) 완충 구간(50여 m)을 넘어 5‧18민주광장으로 쪽으로 번졌다. 비슷한 시각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가 열리는 광장 쪽을 바라보며 세이브코리아 집회 참석자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주최 측이 대형 스크린 3개와 집회 무대를 설치한 터였다.
그러나 '말같지 않은 말'은 2시간여 뒤쯤부터 금남로 1‧2가와 5‧18민주광장에서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광주 시민들의 함성에 차츰 묻히기 시작했다. 광주 시민 2만여 명이 4시간(오후 3~7시) 동안 "윤석열 파면" 등을 외치고,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목놓아 부르며, 차벽 반대쪽에서 넘어오는 '아무 말'들을 뒤덮은 것이다.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미치광이를 대통령 자리에 복귀시키는 것이 대한민국을 구하는 일이냐!" 광주 지역 17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비상행동이 개최한 이날 금남로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벌집을 쑤시긴 왜 쑤시느냐"고 울분을 토해냈다. 위경종 비상행동 공동대표는 "금남로가 어떤 곳인데 불법 계엄을, 내란을 칭송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는 말이냐"며 "열불이 나서 잠을 잘 수 없다"고 핏대를 세웠다. 백성수(64)씨는 "차벽 뒤쪽(세이브코리아)에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숨이 턱턱 막힐 정도"라고 분노했다
이날 금남로에서 "윤 대통령을 파면하라"는 말과 "탄핵 무효"라는 말이 세게 부딪혔지만,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 등 큰 불상사는 없었다. 일부 세이브코리아 집회 참석자들이 금남로를 빠져나가면서 조롱하듯 "광주 시민 만세"를 외치며 시민들의 감정선을 건드리기도 했다. 하지만 광주 시민들은 이들에게 냉소를 쏟아내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했고, 세이브코리아 측도 집회 종료 후 참석자들에게 "탄핵 촉구 집회 장소 쪽으로 귀가하지 말라"고 안내했다. 이들의 귀가 행렬을 지켜본 광주비상행동 측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금남로가 견뎌낸 시간은 이런 불의한 내란 선동 및 동조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게 무엇인지를 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광주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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