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뗄 수 없는 별칭이 있다. 함바왕. '함바'는 일본어다. 순화가 필요하다. '건설 현장 임시 식당'으로 바꿀 수 있다. 노동자들이 공사 기간 식사를 제공받는 전용 식당이다. 말이 길어지는 데다 그의 별칭이 워낙 유명해서 언론에서도 그냥 '함바왕'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그는 유상봉(74세)이다.
2011년 유상봉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함바게이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에게 함바, 즉 임시 식당의 운영권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고위공직자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경찰 고위직들이 포함돼 있었다. 그 가운데에는 강희락 전 경찰청장도 있었다.
유상봉이 KBS 카메라 앞에 앉았다. 그는 지난달 인천지방경찰청에서 수차례 조사를 받았다. 피의자 신분이다. 21대 총선에서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특정 후보 측의 불법 행위를 도와줬다는 것이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대부분 시인했다. KBS 취재진 앞에서 그 구체적 내용을 털어놓았다.
171표 차 당선 윤상현…유상봉 "윤 의원 부탁받고 경쟁 후보 겨냥 고소장 써"
지난 4월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전국 지역구 가운데 가장 적은 표차로 당락이 결정된 곳이 있다. 인천 동구·미추홀을이다.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한 윤상현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2위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와의 표차는 불과 171표였다. 3위는 미래통합당 안상수 후보였다. 윤상현 의원은 이로써 4선 의원이 됐다.
유상봉이 털어놓는 핵심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해 7~8월 자신이 윤상현 의원과 보좌관을 서너 차례 만났고, 이들의 요청으로 경쟁 후보를 겨냥한 진정서와 고소장 등을 일부러 써줬다는 것이다. 선거 공작 의혹이다.
이미 경찰도 이런 혐의를 적용해 3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유상봉과 그의 아들, 그리고 윤상현 의원 보좌관 조 모 씨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다. 이제 관심은 윤상현 의원까지 피의자로 입건되느냐의 여부다.
1차 겨냥 대상은 박우섭 전 남구청장
유상봉 주장에 따르면, 윤상현 의원 측이 요청한 대상은 두 사람이다. 민주당 소속 박우섭 전 인천 남구청장(당내 경선에서 남영희 후보에게 패배), 그리고 안상수 미래통합당 후보였다. 둘 다 윤상현 의원에게는 경쟁자였다.
유상봉이 과거 이들 2명에게 각각 거액을 건넸다는 내용을 담은 진정서와 고소장을 써달라는 요청이 윤 의원 측으로부터 있었고, 유상봉은 이에 응했다고 한다.
먼저 박우섭 전 청장과 관련해서는 2004년 6천만 원을 건넸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써줬는데, 윤상현 의원 측에서 공소시효가 만료된 오래전 이야기라며 최근 사례로 다시 달라고 요청했고, 유상봉은 여기에 호응해 2014년에 돈을 건넸다는 내용으로 수정해서 건네줬다고 한다.
실제 유상봉의 진정서는 지난 2월 인천 지역 언론사 간부를 통해 박 전 청장과 경선에서 맞붙었던 민주당 남영희 후보에게로 전해졌다. 그러나 남 후보는 진정서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곧바로 돌려줬다고 한다.
2차 겨냥 대상은 안상수 미래통합당 후보
유상봉은 2019년 9월 별도의 사건으로 수감된다(2020년 5월 출소). 수감 생활 중에 미래통합당 안상수 후보를 상대로 한 진정서를 써줄 것을 윤 의원 측으로부터 요청받았다는 게 유상봉의 주장이다. 유상봉과 윤 의원 사이 실무적 소통은 유상봉 아들과 조 모 보좌관이 맡았다.
진정서 내용의 요지는 안상수 후보에게 2008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거액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윤 의원 측이 진정서를 '고소장'으로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유상봉 주장이고, 실제 그는 아들을 시켜 4월 2일 인천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유상봉의 이러한 '안상수 고소장'은 당시 선거 국면에서도 이슈가 돼 인천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보도되면서 소란을 낳았다.
유상봉 부자(父子)가 받은 것은?…"롯데 3곳이 범죄수익"
그렇다면 유상봉 부자가 이런 '선거 공작 거래'의 대가로 윤상현 의원 측으로부터 받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KBS 취재 결과,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유상봉 부자가 크게 세 가지를 '범죄수익'으로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첫째는 경기도 성남시에 공사가 진행 중인 힐튼호텔의 '임시 식당'(함바) 운영권이다. 둘째는 롯데백화점 일산점의 음식 판매 입점권, 셋째는 역시 롯데백화점 구리점의 입점권이다.
실제 KBS 취재진이 힐튼호텔 건설 현장을 찾았을 때, 현장 노동자들은 유상봉의 아들을 임시 식당 '사장'으로 부르고 있었고, 아들은 다른 사업가와 함께 식당을 사실상 공동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범죄수익' 세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롯데'다. 힐튼호텔 건설 시공사는 롯데건설이고 나머지 두 곳도 롯데백화점이다. 공교롭게도 윤상현 의원의 부인은 롯데가(家) 사람이다. 고(故) 신격호 회장의 남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딸 신경아 씨가 윤상현 의원의 부인이다.
KBS 취재 결과 유상봉·신경아 만남 확인
유상봉은 KBS 인터뷰에서 윤상현 의원이 직접 '건설 현장 식당 운영권'과 관련해 많은 도움을 주겠다고 수차례 이야기했고, 보좌관 조 모 씨와도 실무적인 논의를 진행했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 부인의 영향력을 활용해 롯데 관련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이야기도 윤 의원 측에서 했었다고 한다.
유상봉은 지난해 8월 신경아 씨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커피숍에서 만나 앞으로의 사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문래동에는 신 씨가 대표로 있는 건설회사 사무실이 있으며, 문제의 커피숍은 사무실 바로 인근이다.
KBS가 당시 만남에 동석했던 복수의 참석자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유상봉과 신경아 씨의 만남은 사실로 파악됐다. 유상봉이 신경아 씨를 직접 대면한 것은 그날이 처음이고, 윤 의원과 교류가 있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사이였다고 한다. 과연 윤상현 의원의 인지나 관여 없이 유상봉이 신경아 씨를 만날 수가 있을까.
윤상현, 정성호·김두관 의원에게 "잘 봐달라" 청탁 전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윤상현 의원이 '선거 공작'에 직접 개입했을 의심 정황은 또 다른 곳에서도 드러난다.
유상봉은 KBS 인터뷰에서 지난해 8월 윤 의원과 서울 역삼동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는데, 당시 윤 의원이 직접 동료 의원 2명에게 전화를 걸어 유상봉의 아들 이름을 거명하며 잘 봐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자신이 동석한 자리에서 청탁성 통화를 하는 것을 직접 보고 들었다는 얘기다. 다만 윤 의원이 유상봉의 이름을 말하진 않고 아들 이름만 말했다고 한다.
유상봉이 언급한 동료 의원 2명은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김두관 의원이다. KBS는 두 의원에게 관련 사실을 물었다. 결론적으로 두 의원 모두 윤 의원에게서 그런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시인했다. 윤상현 의원과 유상봉 사이 선거 공작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정성호 의원은 윤 의원에게서 전화를 받은 뒤 유상봉 아들과 경기도시공사 사장을 연결해줬다고도 말했다. 김두관 의원도 유상봉 아들을 경남 통영시장 측에 소개해줬다는 입장을 KBS에 전했다. 다만 두 의원은 '민원 처리'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윤상현 의원 "유상봉 만난 것은 사실…민원 때문에 만나"
윤상현 의원은 KBS의 거듭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다가 오늘(14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맞닥뜨린 자리에서 유상봉을 지난해 만났던 사실은 시인했다. 그러나 민원 때문에 만난 것이고, 유상봉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료 의원들과 통화한 부분에 대해선 유상봉 아들과 자신의 보좌관이 친해서 연결해준 거라고 답했다.
유상봉은 왜 이런 폭로를 하는 것일까. 우선 경찰이 자체적으로 인지 수사를 진행해 관련 증거를 어느 정도 확보한 상황에서 혐의를 계속 부인하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또 윤 의원 측이 당초 약속했던 것보다 못 미치는 수준의 대가를 제공한 것이 유상봉 입장에선 폭로의 한 동기가 된 것은 아닌지 추정해 볼 수도 있다.
다각도로 진행된 KBS 취재 결과 윤상현 의원 본인이 선거 공작에 직접 개입한 건 아닌지 합리적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경찰이 이 부분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이재석 기자 (jaeseok@kbs.co.kr)
유상봉씨라는 분에 대한 인터뷰.. 보도내용입니다..
유상봉씨는 공사현장의 임시식당 운영권을 가지는 댓가로 고위공직자들에게 뇌물을 줘.. 결국 처벌을 받은 전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엔 선거법위반 관련 폭로내용입니다.. 그럼 누굴 만났느냐... 위의 보도에 나온 고위공직자는 국회의원.. 미래통합당 윤상현의원입니다..
윤상현의원은 얼마전 있었던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71표차로 국회의원 당선이 되었습니다.. 이 선거에 유상봉씨가 개입... 상대당 후보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진정서를 냈다 합니다.. 이를 통해 상대당 후보에 영향을 준 것이 결국 윤상현의원이 당선되게 한 요인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의혹입니다.. 상대당 후보는 박우섭 후보였습니다..
또하나는 윤상현의원측이 당내 경선에서 맞붙은 경쟁자에게 유상봉씨가 돈을 건넸다는 진정서를 내게 했다고도 합니다.. 이를 통해 최종 후보가 된 것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입니다..
이를 통해 유상봉씨는 이득을 봤다고 합니다... 롯데건설 현장에서 함바.. 임시식당운영권을 가졌고 이를 통해 이득을 봤기 때문입니다..
일단 유상봉씨가 주장한 것... 이들을 만났다는 것은 대부분 언론사가 사실확인을 했습니다.. 그렇기에 아예 거짓으로 꾸몄다고 볼 수 없는 상황.. 결국 수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유상봉씨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 모든걸 털어놓는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경찰이 상당수 수사를 진척시키면서 대부분이 드러나 발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댓가를 준 윤상현의원측이 약속한 댓가보단 적은 댓가를 지불한 것이 원인이 아닐까 분석했습니다..
경찰.. 이후 검찰이 수사를 하게 될까요? 아님 새롭게 출범할 공수처가 수사를 하게 될까요?
누가 수사를 하던 증언도 나왔고 경찰도 물증등을 확보한 것 같습니다.. 처벌은 불가피할것 같은데.. 아마도 윤상현 의원측에선 당선무효형을 받지 않기 위해 변호사 선임하고 대응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아니라고.. 꾸며낸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엔 이미 수사도 꽤 진척이 된 듯 하니까요.. 거기다 청탁을 받았다고 직접 증언까지 하는 상황까지 나왔으니까요..
그나저나 롯데건설도 참 난감하겠네요... 청탁받아 함바 운영권을 준게 드러났으니.. 롯데측에선 어떤 대응을 할지... 아마도 유상봉씨를 상대로 소송을 걸지 않을까도 싶네요.. 그렇다고 윤상현 부인이 롯데 사람이고 윤상현의원이 현 국회의원 신분인지라 롯데가 쉽게 건드릴 사람들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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