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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남영역 자선모금함.."진짜 세상이 각박해졌네요"

by 체커 2019.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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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가 음향장비까지 통째로 도난…“22년만에 처음 있는 일”
- “무료급식ㆍ무료도시락 마련 등 막막”…관련자들은 허탈

[지난달 31일 남영역 1번 출구 앞에서 모금에 나선 ‘나눔과 기쁨’의 최성원(74) 목사의 모습. 들고 있는 전단지 속에 사라진 모금함 사진이 있다며 보여주고 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dlcorp.com]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2년을 어려운 사람들 위해 일했는데….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까지 훔쳐간 건 처음이에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연말 모금을 시작했던 자선냄비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뜩이나 인색해진 기부 문화 속에 어렵게 모았던 기부금이 5분만에 사라지면서 한달동안 칼바람을 맞으며 모금에 나섰던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모금함 도난사건은 지난달 27일 오후 4시께 일어났다. 서울 남영역 1번 출구 앞에서 모금하던 민간사회안전망 단체 ‘나눔과 기쁨’의 최성원(74) 목사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였다. 최 씨가 코앞에 주차한 차량에 다녀온다며 방심한 것이 화근이었다. 최 씨가 5분이 채 안되는 짧은 시간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 자선모금함을 통째로 훔쳐갔다.

잃어버린 모금함에는 지난해 11월말부터 한달여간 모은 40여만원의 모금액이 들어 있었다. 최 씨는 “예전에도 수십만원 상당의 스피커를 도둑맞은 적은 있었지만 모금함까지 도둑맞은 건 22년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뜩이나 현금 들고 다니는 분들이 줄어 1000원, 5000원 단위로 고이고이 모아온 모금액”이라며 “한번에 모금한 가장 큰 액수가 3만원이었을 정도로 힘들게 모금한 돈을 통째로 도둑맞아 허탈하다”고 하소연했다. 범인은 모금 독려를 위해 사용하던 40만원 상당의 고가 음향장비까지 함께 가져갔다. 해당 사건은 현재 용산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인근에 설치된 구청 CCTV를 통한 수사에 나선 상태다.

누군가 훔쳐가지 않았다면 자선모금액은 노숙자, 독거노인, 장애인을 위한 무료급식 및 도시락 마련 비용으로 사용될 돈이었다. 그는 한때 후원금이 부족해 개인재산 1억원을 쓰기도 했다. 월남참전 국가유공자로 받는 수당도 들이붓고, 모자라면 자식들의 도움도 받았다. 주로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소 운영에 매진하며 서울역 노숙자들의 대부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달 31일 남영역 1번 출구 앞에서 모금에 나선 ‘나눔과 기쁨’의 최성원(74) 목사. 지상역인 남영역은 칼바람이 그대로 통해 길거리나 다름없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최 씨는 “일하지 않으려는 노숙인을 향한 따가운 시선을 이해한다”면서 “무료급식은 수단이고, 최종목적은 자활”이라고 말했다. 무료급식을 나눠주며 노숙자들과 함께 지내는동안 무슨 일이든 해보라고 권하는 것이 최 씨의 또다른 주요 일과다. 일하겠다는 사람에겐 돈을 얹어서라도 일자리를 만들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997년부터 노숙자를 돌봐온 최 씨에게 지난 2018년은 유독 혹독했다. 노숙자를 위해 일한 지난 22년 동안 모금함을 도난당하는 황당한 일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시 후원으로 마련했던 한 노숙인 어르신의 거처에 불이 나기도 했다.

최 씨는 “지난해 액땜했다 생각할테니 2019년에는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한다”며 남영역 모금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가 매일같이 모금에 나서는 남영역은 지하가 아닌 지상역이다. 사실상 칼바람 부는 거리에 매일 같이 서 있는 것과 다름없다. 패딩점퍼를 하나 입고 그 위에 빨간 롱패딩까지 껴입어도 칼바람에 콧물이 흐르기 일쑤다.

그의 새해 소망은 다름아닌 ‘날씨가 더 추워지는 것’이다. “차라리 날씨가 더 쌀쌀하면 좋겠어요. 내가 추운 곳에서 고생하고 있어야 마음 따뜻해지라고 돈이 더 들어온다니까요. 새해에도 6월까지 열심히 모금해야죠”.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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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속히 범인을 잡고 모금함도 되찾길 바랍니다..

이젠 하다하다 훔칠게 없어 모금함을 훔치네요.. 가뜩이나 기부가 줄어든 상황인데 말이죠..

빨리 잡혀 죗값 치르기를... 분명 돈은 써버렸을테니 찾긴 어렵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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