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논란거리/사회

4만평 작업장에 선풍기뿐…거대한 한증막 택배 물류센터

by 체커 2023. 8. 1.
반응형

다음

 

네이버

 

3천명 작업장 32도에 에어컨 없어…"언제 쉬는지도 몰라"
냉풍기도 고장 나 더운 바람…아이스크림·얼음물도 '그림의 떡'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기상청이 예보한 지난달 31일의 낮 최고기온은 35도였다.

경기도의 한 택배 물류창고에서 '알바'를 하기로 한 당일 아침 슬슬 오르는 기온에 걱정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이 물류창고는 지상 7층, 연면적 13만2천㎡(약 4만평) 규모였다. 이곳에서 모두 3천명이 모여 택배 분류, 상하차 작업을 하고 있다.

오전 8시께 물류창고에 들어가자 아침인데도 열기가 훅 밀려왔다.

 

배치된 3층 작업장은 허브(상하차) 파트의 작업자들이 상품을 바구니에 담아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으면 '오토 소터'가 배송 지역에 따라 자동 분류하는 곳이었다.

폭염엔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가 내뿜는 열기가 더해져 물류센터 안은 점점 한증막이 돼 가고 있었다.

업무가 처음인 200여명은 작업 라인에 투입되기 전 안전 교육을 위해 6층 교육장에 모였다.

이날 모인 초보자들은 방학을 맞아 돈을 벌기 위해 온 대학생이 상당수였고 중년도 꽤 눈에 띄었다.

10분 분량의 안전교육 영상은 온열질환 증상과 응급조치법을 소개할 뿐이었다. 일하기 전에 서명한 '안전보건 준수 서약서'엔 폭염 관련 내용은 없었다.

회사 측은 "혹서기를 대비해 작업자들에게 얼음물과 아이스크림을 무제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현장에선 '그림의 떡'이었다.

아이스크림이 있는 냉동고는 구내식당에만 있었다. 작업장이 워낙 넓어 구내식당에 가는 데만 10분 정도 걸리는 탓에 자리를 비우고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구내식당에 갈 수는 없었다.

물류센터 직원은 "500mL짜리 얼음물을 나눠줄 테니 가져가라"고 안내했으나 그조차도 금세 동이 나 받지 못했다.

이번이 세 번째 출근이라는 대학생 장모(24)씨는 "앞줄에 선 사람들이 얼음물을 2∼3개씩 가져가다 보니 나도 첫 출근 때는 얼음물을 하나도 못 챙겼다"며 "얼음물 개수가 한정돼 나눠준다고 할 때 얼른 달려가서 챙겨야 한다"고 귀띔했다.

 

오전 10시께 들어선 3층 작업장엔 에어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7∼8m마다 소형 선풍기가 3m 높이에 걸려있었고 약 20m마다 대형 선풍기가 돌아갔다.

이동형 냉풍기도 3∼4대 있었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더운 바람만 나왔다.

물류센터의 더위는 선풍기 날개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으나 컨베이어벨트와 떨어져 바구니를 카트로 옮기느라 그조차도 쐴 수 없었다.

일을 시작한 지 10분 만에 땀이 줄줄 흘러 옷이 흠뻑 젖었고 얼굴도 땀범벅이 됐다. 환기도 되지 않아 계속 기침과 가래가 나왔다.

이날 정오께 작업장 입구 보안검색대 앞에서 온도를 재보니 32도였다. 작업장 내부에 온도계는 보이지 않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최근 물류센터의 작업장 내부 체감온도가 34∼35도까지 올라간다고 했는데 그 주장이 거짓이 아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얼음물이 없어 정수기의 찬물이라도 마셔볼까 했는데 독촉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한 직원이 선풍기 바람을 쐬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지금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빨리 작업해 달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눈치가 보여 정수기 찬물은 단념해야 한다.

쿠팡 고양1센터 6층 휴게실에서 쉬는 노동자들 [촬영 최원정]

오전 11시30분께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터미널 대합실같은 6층 휴게실은 에어컨 바람을 쐬러 온 작업자로 꽉 찼다. 대여섯 명은 의자에 앉지 못해 바닥에 앉았다.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이들은 휴게실 밖으로 나와 그늘에서 더위를 견뎌야 했다.

작업장 한가운데 비닐 천막을 쳐놓고 그 안에 냉풍기와 의자 5개를 놓은 간이 쉼터는 아무도 이용하지 않았다.

문모(30)씨는 "(쉼터는) 진짜 한계에 다다랐다고 느낀 사람들만 겨우 쉴 수 있는 곳이지, 마음 편히 이용하는 공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전에는 아예 쉬는 시간이 없고 오후 3시가 넘어 15분 정도 쉬게 해주는데 정확히 언제 얼마나 쉬는 시간을 줄지는 그때그때 다르다"며 "최소 2시간 일할 때마다 10분이라도 공식적으로 쉬게 해주는 게 맞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함께 일하던 박모(26)씨는 오후 3시께 결국 조퇴를 택했다.

박씨는 "잠깐 일했지만 이렇게 덥고 힘들고 불청결해서 어떻게 더 일하겠나 싶던데 여기서 계속 일해 온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느냐"며 "혹서기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노조의 주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원 점검과 안전·보안 교육을 마치고 오전 10시부터 작업 라인에 배치된 뒤 작업장을 감독하는 직원에게 "쉬는 시간이다"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1시간의 점심시간이 끝난 오후 12시30분부터 퇴근한 오후 3시까지 물류센터 내부의 온도는 최고치에 달했으나 온도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오후 작업시간에도 '공식 휴식 시간'은 역시 없어 눈치껏 알아서 쉬어야 했다.

고용노동부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시간당 10분, 35도 이상이면 15분씩 쉬도록 하라고 권고한다.

away777@yna.co.kr


반응형

폭염에.. 농지부터.. 물류센터까지.. 일하다 쓰러졌다는 내용... 그리고 결국 사망했다는 내용.. 간간히 볼 수 있죠.

 

특히 물류센터는 시설 내에서 작업한다고는 하지만 야외보다도 더 더운 조건에서 일하는게 현실일텐데.. 폭염에 대해 물류센터등에선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지옥이라는 것을 위의 보도의 기자가 직접 체험을 했다고 합니다.

 

노조는 주장합니다. 근로환경 개선을 해달라고.. 

 

그리고 그 체험을 하는 노동자는 말합니다.

 

그런 주장을 하는 노조에 공감한다고..

 

업체는 노동자를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것 같죠.. 더워져 쓰러질 것 같으니 선풍기라도 쐬서 몸을 식힐려는 사람에게도 쉴 시간을 제대로 주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걸 보면 말이죠..

한 직원이 선풍기 바람을 쐬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지금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빨리 작업해 달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폭염같은 가혹한 조건의 노동환경은... 연속적인 작업을 하는건 무리입니다. 기계도 고장날 지경이죠.. 그래서 낮에는 작업시간을 조정하던지.. 내부에 에어컨과 송풍기를 가동하여 더운 공기와 더러운 공기를 연속적으로 빼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조치를 하는 현장은... 최소한 한국에는 없어보이네요.. 이런 환경을 개선해달라 요구하면..잘 받아들여지지 않는게 현실이고.. 그래서 노조를 결성해서 항의하면...

 

그저 악질노조라 해서 탄압하는게 한국이니... 언론사가 저런 보도를 내보낸다 한들... 그저 노동자, 노조 탓을 하는 인간들이 많겠죠.

 

그나저나 물류센터 알바는 여름에는 하지 말아야 하겠네요.. 자칫 사람이 죽어나갈 것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 일하게 하는걸 보면..

 

저런 환경에서 일하는 이들을 보면.. 물류센터 알바(정직원이 아닌 이들..)와 배달노동자에게 그리 하대하는 인간들에 대한 분노가 새삼 느껴지네요.. 

 

[세상논란거리/사회] - CJ대한통운 물류센터서 또 사망사고..전면 작업중지(종합2보)

[세상논란거리/사회] - 숨지기 직전 '주 62시간 근무'..쿠팡 거짓말 탄로

[세상논란거리/사회] - '한여름 에어컨' 요구한 쿠팡 직원 1년 만에 결국 계약 종료됐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