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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논란거리/경제

"팔면 팔수록 손해" 초유의 사태..사장은 '야반도주' 택했다

by 체커 2022.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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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쇼크..폐업 내몰린 제조업 '뿌리'
위기의 제조 中企 "이러다 다 죽을 판"
니켈·아연·구리값 치솟는데
납품 단가는 5년째 '제자리'
도금업체 "팔면 팔수록 손해
업계 전체 가동중단 검토"

< 팔수록 손해 >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조기업의 경영난이 악화하고 있다. 경기 안산 도금단지에 있는 한 도금업체에서 근로자가 조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부산에 있는 자동차부품 도금업체인 A사는 지난달 부도가 나면서 사장이 임금 체불 및 거래대금 미지급 등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도금에 필요한 니켈 가격이 1년 새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원자재값 부담을 더는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자 인근 B사 사장은 ‘야반도주’를 택했다.

연 매출 200억원 규모인 경남 창원의 한 기계 도금업체도 같은 이유로 최근 문을 닫았다. 이 회사에 장비를 납품하던 기계설비업체와 도금액을 대던 화학약품업체도 덩달아 쓰러졌다. 

니켈·아연·구리와 같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제조 중소기업들이 잇달아 조업 중단과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특히 자동차 스마트폰 선박 등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의 ‘마무리 공정’에 쓰이는 표면처리(도금)업계 상황이 심각하다. 영세한 기업 규모에 5년째 납품 단가까지 제자리걸음을 한 탓에 위기를 극복할 체력을 다지지 못해서다.

니켈·아연과 같은 도금업 핵심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급격히 치솟았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도금의 주요 재료인 니켈 가격은 지난 7일 기준 t당 3만3500달러로 1년 새 103%나 뛰었다. 같은 기간 아연값은 51%, 구리 가격은 15% 올랐다.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과 부산지역에서 폐업이 급증하면서 1년 새 회원사가 320곳에서 250곳으로 70곳이나 줄었다. 박평재 표면처리조합 이사장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이 정도로 폐업이 많지는 않았다”며 “팔면 팔수록 손해기 때문에 업계 전체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금업계의 위기는 자칫 스마트폰과 자동차부터 선박, 항공기 부품까지 산업계 전 분야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업체를 대체할 해외 도금업체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도금작업을 하더라도 선박이나 항공편으로 반제품을 들여와 다시 국내에서 조립해야 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니켈값 2배로 뛰자…도금업체 70곳이 쓰러졌다
원자재 가격 급등 '직격탄'

코로나19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균형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대표적인 ‘뿌리산업’인 표면처리(도금)업계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도금 공정에 주로 쓰이는 아연, 니켈,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여기에 중간 유통업계와 대기업 1~2차 협력사 간 대립까지 겹치면서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금이 제조업 전반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자칫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도금업계가 휘청일 경우 제조업 전반의 ‘올스톱’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금업계를 대표하는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조합 회원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500~600%까지 치솟았다. 원자재 가격이 오른 만큼 납품 단가에 반영해 주지 않는 데다, 지급을 지연하는 문화도 위기를 가중시켰다. 박평재 표면처리조합 이사장은 “대기업은 평판 리스크를 우려해 납품 단가에 원자재 가격을 잘 반영해 주는 편이지만 1~2차 협력사는 이를 전혀 반영해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세 업체가 많은 도금업계에선 납품 즉시 현금으로 입금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납품 2~3개월 후 어음 지급이 업계 관행으로 굳어졌다. 하루가 다르게 원자재 가격이 뛰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회피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원자재 중간유통업체의 폭리도 업계 위기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상오 표면처리조합 전무는 “원자재 중간상들이 가격이 고공 행진 중인 원자재를 더 비싸게 팔기 위해 물량을 제때 풀지 않으면서 업계의 손실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올 들어 원자재 중간유통업체들이 t당 300만원 받던 마진을 최근 1000만원 수준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도금업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까닭에 소홀히 할 수 없는 업종이다. 기계, 자동차, 전자, 조선, 항공 등 전 산업의 ‘마무리 공정’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대표적인 뿌리 업종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 전면과 후면에 부착된 ‘H’ ‘KIA’ ‘G80’ 등 각종 금속 엠블럼에는 구리, 니켈, 크롬 도금 작업이 필수고 해당 작업은 100% 국내 도금업계가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 엔진과 공조기기 등 부품과 자동차 내장재의 금속 부분 등에도 모두 도금 기술이 들어간다. 국내에서 생산된 스마트폰 내부의 칩 커넥터 역시 전량 국내 업체의 금·은 도금 기술이 들어간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전자파 차폐용 섬유도 구리·팔라듐 도금이 필수다.

이 밖에 선박(배관), 2차전지(양극재 음극재), 노트북(CPU), 화장품(ABS 용기)을 비롯해 항공기·위성 부품과 자주포, 탱크, 미사일, 어뢰 등 방산 제품까지 국내 도금 기술이 안 들어간 업종을 찾기 힘들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금업계가 무너지면 완제품 가공 및 조립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국내 도금업체 수는 총 6454개로 업계 전체 연간 매출은 23조원, 종사자 수는 10만 명에 달한다. 대부분 완성품이 되기 직전인 반제품 단계의 부품을 받아와 도금 처리를 한 후 대기업의 1~2차 협력사에 납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선 후진적인 납품 단가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원재료 가격이 3% 이상 오르면 납품 단가에 반드시 반영하도록 강제하는 ‘납품 단가 연동제’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과 납품 단가 문제가 장기화하면 국내 제조업 뿌리가 초토화될 수 있다”며 “기업의 사업 의지가 사라지기 전에 납품 단가 연동제 도입을 서두르고, 대기업, 중소기업, 정부 간 협의체를 가동해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대규/민경진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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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을 비롯해.. 부품을 납품받는 업체들의 갑질.. 단가 후려치기가 얼마나 좋지않은 관행인지 알 수 있는 보도 아닐까 합니다.

 

대기업등에선 부품등을 납품받으면서 최대한 납품단가를 낮추죠.. 지속 거래를 댓가로 말이죠..

 

그러는 중에 단가는 계속 아슬아슬하게 낮게 유지되면서 납품하는 쪽은 성장을 못하고 정체되지 않을까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유동성이 적은 상태이니..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버티지 못하는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경우... 납품업체는 결국 납품단가를 올려야 합니다.. 자재비를 적용해야 하죠..

 

그런데 그 납품가를 쉽게 올리지 못합니다.. 함부로 올렸다간 거래를 끊는 사례.. 여러번 봤기 때문이죠..

 

[세상논란거리/경제] - [탐사K] "대기업 불공정 관행 만연"..규제 풀면 소재강국?

 

위의 보도내용에선 대기업은 어느정도 해준다고 합니다만 글쎄요.. 믿을 수는 있는건지..

 

몇몇 부품제조업체는 그 업체만의 특별한 기술로 제작하기에 다른곳에선 납품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럴때는 대기업등에선 부품에 대한 설계도면과 완제품을 달라 요구하고.. 결국 건네주면 다른 업체에게 넘겨 제조하게 하고 납품가 낮추면서... 원래 거래업체와의 거래를 끊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기에.. 납품 단가 후려치기에 대해 자유로운 업체는 결국 해외 업체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상논란거리/경제] - '갑질' 현대중공업, 하도급 업체 '도둑' 후 거래도 끊어..역대 최대 과징금

[세상논란거리/경제] - "하도급 업체 기술 훔쳐 특허"..역대 최대 과징금 부과

 

납품을 받는 업체들... 언제까지 그런 납품가 후려치기를 지속할련지 의문이나... 그 행위가 결국 자신들의 살도 깎아 먹을 것이라는 걸 알긴 할까 싶은데.. 개인적으론 이미 알고 있기에... 납품받다.... 납품가 후려치다가.. 기업이 망할것 같으면 납품가 잠깐 올려줘 한숨 돌리게 만들고.. 이후 다시 납품가 후려치기를 하며 지금까지 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다 선을 넘으면 여러 보도가 나온것처럼 공정위에 과징금을 물게 되는 것이고요.. 

 

그런 악순환.. 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 그런 납품가 후려치기를 하면서 계속 이득을 봐 왔으니.. 쉽사리 이득을 포기할 이들이 아니니까요.. 이제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많은 납품업체가 쓰러질 것입니다. 납품할 수 있는 기업이 줄면... 대기업등에선 해외에서 수입하고 말지.. 쓰러지는 기업 도와주겠다고 나설리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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